우크라이나의 시위 사태가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유럽연합(EU)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제재 방안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20일(현지시간) 브뤼셀에서 열린 EU 외무장관 회의에서 국민의 자유를 탄압하는 우크라이나 정부에 대한 제재를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고 EU 전문매체 EU옵서버가 보도했다.
칼 빌트 스웨덴 외무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우크라이나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지 똑똑히 보아야 한다. EU는 부패한 우크라이나 정부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우크라이나 정치의 어두운 부분을 제거하기 위한 방안을 찾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옵서버는 전했다.
빌트 장관은 특히 우크라이나 정부로 들어가는 부패한 돈을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U는 옛 소련권의 핵심 국가인 우크라이나와 자유무역협정(FTA)을 포함한 포괄적인 협력협정을 체결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압력에 굴복해 러시아 주도의 경제블록 참여를 선언함으로써 EU의 우크라이나 정책 변경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지난해 11월 EU와 협력협정 체결 무산에 항의하며 시작된 우크라이나 야권의 시위는 한때 소강상태였으나 최근 여당이 강력한 '시위규제법'을 통과시켜 다시 불이 붙었다. 수도 키예프에서는 19일과 20일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로 대규모 부상자가 나왔다.
EU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악화일로를 치달음에 따라 EU 외무장관 회의에서 스웨덴 등 일부 국가들이 제재를 검토할 것을 제의했다고 EU 외교 소식통들이 전했다.
구체적인 제재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 정부의 억압정책을 뒷받침하는 여당 인사와 정경 유착 세력을 제재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U 지도부는 우크라이나 정부가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억압하고 언론을 탄압하는 것을 강력히 비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