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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8년과 2011년에 재앙에 가까운 엄청난 피해를 겪었던 가금류 농가들이 또 다시 마음을 졸이고 있다.
17일 전라북도 고창군 산림면의 한 종오리 농장에서 발생한 조류인플루엔자의 유전자 유형이 1차 검사에서 고병원성 가능성이 높은 H5N1형으로 판명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병원성인지 여부를 가리는 정밀검사 결과는 17일 저녁에나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검사결과에 따라, 전라북도는 이날 새벽부터 농장 직원과 고창군청 직원 등 50여명을 동원해 2만여 마리의 오리에 대한 살처분을 진행했다. 다행히 고병원성 AI가 발생한 농장 인근 5백미터에 가금류 축산 농장이 없어 살처분은 한 곳에 국한됐지만, 고창 지역 오리 양계 농가들은 AI확산 우려에 초비상이 걸렸다.
◈ 병아리 17만마리 24개 농장으로 분양…전국 확산 초비상
게다가 바이러스 잠복기간인 지난 21일 동안 문제의 농가에서 무려 17만 3천 마리의 오리 병아리들이 전북과 충남북, 경기도의 24개 농장으로 분양된 사실이 확인됐다. 또 병아리를 실은 차량이 충북 진천의 도계장에도 들른 것으로 확인되면서, 전국 확산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방역당국은 일단 24개 농장과, 진천의 도계장을 폐쇄, 소독조치하고, 혹시라도 조류인플루엔자 의심증상이 나타나면 예방적 살처분을 하도록 각 자치단체에 요청한 상태다. 다행히 아직까지 분양된 오리 병아리 등에서는 의심증상이 나타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농식품부는 이날 오후 긴급 전국시도지사 회의를 열고 각 지자체의 적극적인 방역을 당부한데 이어, 가축방역협의회를 열고 대책을 논의 중이다. 방역당국은 바이러스가 고병원성으로 확정되면, 전국의 가축과 출입차량 축산종사자들의 이동을 제한하는 '전국 단위 일시 이동제한'을 발동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AI 방역 소독 모습. (사진=전북CBS 임상훈 기자)
◈ 사상초유 전국 단위 '일시 이동제한' 발동도 검토
가축전염병예방법에 '일시적 이동제한 조치' 발동 근거가 마련돼 있지만 아직까지는 한 번도 발동된 적이 없다. 그만큼 선제적이고 빠른 조치를 취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농식품부는 고병원성 확정여부와 조류인플루엔자 방역 진행상황을 종합해 이날 저녁 다시 상황을 브리핑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