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자료사진)
국가정보원이 인터넷 댓글 작성에 관여한 직원들에 대해 "개인적 일탈"이라고 해명하고도 이들에 대해 아무런 감찰이나 징계 조치를 내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정원이 징계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은 오히려 조직적 선거 개입을 자인한 셈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13일 사정당국 관계자는 "댓글 작성에 참가한 국정원 심리전단 소속 요원 20여명이 지금은 다른 부서에서 근무하고 있고 일부 직원은 휴가 중"이라며 "감찰이 이뤄지지 않았을 뿐더러 아무런 징계도 없었다"고 말했다.
지난 1년 동안 정치·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킨 정치·선거 개입 사건에 연루됐지만 버젓이 평소처럼 근무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남재준 국정원장이 지난해 11월 국정감사에서 이들 직원의 행위에 대해 "개인적 일탈"이라면서 조직적 선거개입 의혹을 일축한 것과도 상충된다는 지적이다.
개인적 일탈로 국정원이 사상 두번째의 압수수색을 당하는 수모를 겪어 놓고도 이에 대한 아무런 책임을 묻지 않았기 때문이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의 박주민 변호사는 "개인일탈을 한 직원에 대해 국정원이 감찰이나 징계를 하지 않은 것은 댓글 작업이 지시를 받고 조직 차원에서 이뤄졌기 때문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정원 측은 이에 대해 "추후 상황을 파악해서 연락하겠다"고 했지만 결국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았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6월 상명하복 분위기가 강한 국정원 조직의 특성을 감안해 국정원 직원들은 기소 대상에서 제외했다.
국정원이 자체 감찰이나 징계를 하지 않은 점은 국군 사이버사령부의 경우와 비교해도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사이버사령부도 사이버심리요원 20여명이 정치적 글을 작성한 데 대해 "개인적 일탈"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국방부 조사와 군 검찰 수사를 통해 이모 전 심리전단장 등 11명을 기소했다. 여기에는 사이버심리요원이 다수 포함됐다.
조직적 개입여부는 차치하더라도, 같은 '개인적 일탈'에 대해 두 기관의 대응은 전혀 상반된 태도를 보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