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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신 없는 교육부장관…여당 주장에 '말 바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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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남수 교육부 장관(자료사진/황진환기자)

 

국정교과서는 흐름과 역행한다거나 도입을 하더라도 “상당한” 공론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했던 서남수 교육부 장관이 돌연 교과서 편수(편집 수정)조직 부활 방침을 밝혔다.

이에 따라 서 장관이 국정교과서를 도입을 주장하는 여당의 눈치를 보느라 갑자기 말을 바꾼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서 장관은 지난 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교육과정 체계와 교과서 편성 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꿔야겠다”며 편수조직 부활 방침을 말했다.

“교육부 내에 편수 전담 조직을 두겠다”며 “한국사 뿐 아니라 전체 교과서를 검증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겠다”는 것이다.

이같은 방침이 나오자 교육부는 부인했지만 교과서의 편집과 수정을 담당하는 조직을 두고 업무를 관장하면 사실상 국정교과서로 돌아가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런데 과거 발언을 살펴보면 서 장관은 국정교과서 도입에 매우 신중한 입장이었다.

서 장관은 지난해 10월 14일 교육부에 대한 국회 국정감사에서 국정교과서로의 회귀는 “교과서 정책이 흘러온 방향하고는 다른 방향으로 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국가가 선진화되는 것을 기대한다면 오히려 국정교과서 제도로 회귀하는 것은 후퇴라고 봐야 하지 않겠느냐”는 민주당 정세균 의원의 물음에 이같이 답한 것이다.

국정교과서가 세계적, 선진적인 흐름에 역행한다는 점을 서 장관도 잘 알고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국정교과서를 채택하는 나라는 북한과 러시아, 베트남, 필리핀 등 소수이다.

서 장관이 국정교과서 회귀로 해석될 수 있는 편수 조직 부활 방침을 밝히면서 충분한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쳤는지도 의문이다.

서 장관은 같은날 국정감사에서 “국정이냐 검정이냐 하는 문제는 정말로 상당한 공론화 과정을 통해서 논의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서 장관은 지난해 10월 31일 국정감사에서도 “역사교과서야말로 국정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새누리당 박인숙 의원의 주장에 대해 신중한 답을 내놓았다.

“국정이나 검정 체제에 대해서는 굉장히 오래 전부터 많은 논란이 있어 왔다”며 “충분한 공론화를 거쳐 방향이 설정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교육부는 편수조직 도입과 관련해 지금까지 눈에 띄는 공론화 과정을 거친 적이 없을 뿐 아니라 서 장관의 발표 이후 의견을 수렴해보겠다는 말을 하고 있다.

따라서 서 장관의 갑작스러운 편수 조직 부활 방침은 최근 잇따르고 있는 여당의 주장에 코드를 맞춘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앞서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는 지난 7일 "역사는 한 가지 교과서로 가르치는 게 국가적 임무가 아니겠나. 국가가 공인하는 한 가지 역사로 국민을 육성하는 것이 옳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는 다음날 "민족의 장래와 미래세대를 위해서라도 국정교과서로 다시 돌아가는 방안을 진지하게 논의해야 될 때"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여당의 국정교과서 도입 주장에 교육부가 편수조직 부활로 화답하자 민주당은 “검정제도의 껍데기만 남겨두고 사실상 유신시대의 국정제도로 돌아가겠다는 뜻”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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