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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투모로우' 현실로…북미 살인한파에 21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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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1-09 0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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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감온도 영하 70도, 뉴욕은 118년 만에 최저

 

새해 벽두부터 '살인 한파'가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지역을 강타했다.

미국 전역에서 '냉동고 한파'로 2억명 가량이 추위에 떨고 있으며 20여명이 사망했다. 4천편 이상의 항공기 운항 중단과 열차 지연 등 교통 장애도 발생했다. 경제적 손실이 50억 달러(5조3천300억원 상당)가 넘을 것으로 추산됐다.

미국 네티즌들은 이번 추위가 지구 온난화로 닥친 한파를 소재로 한 재난 영화 '투모로우'를 연상하게 한다고 말하고 있다.

◇뉴욕 7일 기온 118년 만에 최저

8일(현지시간) 미국 언론에 따르면 미네소타는 영하 37도까지 떨어져 미 전역에서 가장 낮은 기온을 보였고, 디트로이트와 시카고 등 여러 지역도 영하 20도 이하의 맹추위를 겪었다.

하와이를 제외한 미국과 캐나다 전체가 영하권에 들어갔다.

바람에 열을 빼앗길 때 사람 몸이 느끼는 풍속냉각(wind chill) 온도는 더 낮아 영하 52도를 기록한 몬태나를 비롯해 일리노이와 인디애나, 아이오와, 메릴랜드, 미시간, 노스다코타, 네브래스카 등에서 영하 40∼영하 50도까지 떨어졌다.

일부 지역은 체감온도가 영하 70도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보됐다.

이런 추위는 남극 혹은 북극은 물론이고 지구 밖 궤도를 도는 화성 일부지역과 맞먹거나 더 심한 수준이라고 AFP통신은 전했다.

뉴욕은 지난 7일 영하 15.5도까지 떨어져 지난 2004년 1월 16일 이후 10년 만에 역대 최저 온도를 기록했다. 1월 7일을 기준으로 하면 1896년 이후 가장 낮은 기온이었다.

뉴욕 주는 서부 14개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주 고속도로 일부 구간을 잠정 폐쇄하기로 했다.

미국국립기상청(NWS)은 이번 추위가 이날 오후부터 수그러지고 9일부터는 기온이 올라갈 것으로 예상했다.

◇가스 공급·정유공장 가동 중단에 정전 피해

기록적인 한파로 최대 2억명이 추위에 떠는 것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사망자가 속출했다.

AP통신 등은 지난 7일 현재까지 21명이 추위로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오하이오 주에서는 90세 할머니가 눈더미에 묻힌 차를 빼내다 숨졌고 시카고에서는 제설 작업을 하던 주민 3명이 작업 중에 사망했으며 저체온증으로도 일부 주민이 목숨을 잃었다.

현지 언론은 4천400편의 항공기 운항이 중단됐다고 전했다.

캐나다 토론토 국제공항은 7일 혹한이 계속되자 북미 지역에서 도착하는 전 항공편의 착륙 동결 조치를 단행했다.

뉴욕 펜스테이션에서도 뉴저지로 출발하는 열차가 지연돼 시민들이 출근길에 불편을 겪었다.

미국 앨라배마 주와 조지아 주, 일리노이 주 등의 가스 회사들은 추위로 가스관 등 관련 설비가 얼어붙어 공급을 중단했다.

멤피스와 테네시 등에서는 혹한과 정전으로 정유공장 가동 중단이 잇따랐다. 캐나다 뉴펀들랜드주에서는 3만명이 정전을 겪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추위에 따른 경제적 손실이 미국에서만 50억 달러에 달한다고 추산했으며 2억명이 난방비 급증으로 곤란을 겪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구 온난화가 한파 원인

기상 전문가들은 이번 한파가 차가운 극지 회오리바람인 '폴라 보텍스'(polar vortex) 영향 때문에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폴라 보텍스는 통상 시베리아 북부 지역 등에 머문다. 북극 상공의 제트기류가 강하면 아래 지역으로 내려오지 않지만 제트기류가 약하면 캐나다와 미국 등에 영향을 미친다.

전문가들은 지구 온난화로 편서풍 제트기류가 약해지자 폴라 보텍스가 밀고 내려와 미국과 캐나다 등에 추위를 몰고 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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