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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로 돌아온 WKBL 레전드 '아직 살아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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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KBL 레전드 올스타로 호흡을 맞춘 박정은 삼성생명 코치(왼쪽)와 김지윤 신한은행 코치. (자료사진=WKBL)

 

“공 안 잡은 지 오래 됐어도 아직 센스는 살아있더라고요.”

여자프로농구를 주름잡았던 전설들이 모처럼 손발을 맞췄다. 선수 시절보다 근육도 빠지고, 조금만 뛰어도 숨이 턱까지 올라왔지만 순간순간 보여주는 농구 센스는 ‘역시 전설’이라는 감탄사를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5일 춘천호반체육관에서 열린 레전드 올스타와 우리동네 예체능팀의 사전 경기.

공을 내려놓은 지 10년 이상 지난 천은숙, 정은순을 비롯해 유영주, 전주원, 정선민, 이종애 그리고 지난 시즌을 마지막으로 은퇴한 박정은, 김지윤 등 여자프로농구의 전설들이 유니폼을 입고 코트를 누볐다. 그동안 현장에서 볼 수 없었던 권은정, 장선형 등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당연히 예전의 날렵한 몸놀림은 사라졌다. 전후반 12분씩 치러진 경기에서도 예체능팀에 51-59로 패했다.

하지만 기량 하나는 여전했다. 정은순의 골밑 플레이, 전주원의 패스, 삼성생명의 주무기였던 이종애의 스크린과 박정은의 3점포, 정선민의 중거리 슛까지. 특히 박정은은 3점슛을 던지는 족족 성공시키면서 예체능팀을 긴장하게 만들었다. 당황한 우지원 해설위원이 직접 일대일로 막을 정도.

WKBL 레전드 정은순이 예체능팀 김혁을 앞에 두고 훅슛을 던지고 있다. (자료사진=WKBL)

 

만약 예체능팀에 우지원 해설위원이 뛰지 않았다면 승리는 당연히 전설들의 몫이었다.

경기가 끝난 뒤 전주원 우리은행 코치는 “힘들어 죽겠다. 아무래도 은퇴한 지 오래 돼 몸싸움을 제대로 할 수가 없었다”면서 “재미로 하는 경기니까 즐겼다”고 활짝 웃었다.

정선민도 “사실 공을 안 잡은 지 너무 오래 됐다. 공 안 잡은 지 오래 됐어도 아직 센스는 살아있더라”면서 “박정은은 은퇴한 지 얼마 안 돼서 그런지 아직도 괜찮았다. 지원 오빠가 무조건 이기겠다고 했다. 아마 지원 오빠만 뛰지 않았다면 이겼을 것”이라고 거친 한숨을 내쉬었다.

경기를 마친 전설들은 올스타전 본 경기에 앞서 관중들에게 피자를 직접 나눠주면서 모처럼의 코트 나들이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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