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막판 자유투를 놓치며 눈물을 흘린 전자랜드 리카르도 포웰(왼쪽)과 삼성 차재영. (자료사진=KBL)
최근 농구판에서 자유투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바로 여자프로농구 박혜진(23, 우리은행)이 지난 시즌부터 40개의 자유투를 연속해서 림에 꽂은 덕분이다. 무엇보다 경기 막판 자유투 하나에 승패가 갈릴 수 있기에 더욱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4.225m 거리에서 수비의 방해 없이 던지는 자유투.
하지만 모든 선수들이 자유투를 잘 넣는 것은 아니다. 많은 선수들이 연습 때는 쏙쏙 잘 넣다가도 경기에서는 자주 실패를 경험한다. 경기 중 호흡이 일정하지 못한 상태에서 던지는 것도 이유지만, 자유투 하나로 승패가 갈린다는 압박감이 선수들의 어깨를 짓누르기 때문이다.
새해 첫 날인 1일 경기에서도 자유투 때문에 울고 웃는 팀이 나왔다. 이길 수 있었던 경기를, 또는 뒤집을 수 있었던 경기를 자유투 실패로 놓쳤다.
▲파울 작전에 말려버린 전자랜드경기 종료 31초를 남기고 리카르도 포웰이 득점을 올렸다. 전자랜드의 78-73, 5점 차 리드 상황. 종료 23초전 아이라 클라크에게 3점을 허용하면서 2점 차까지 쫓겼지만 여전히 승부는 전자랜드에게 유리했다.
파울 작전으로 나올 KT를 상대로 자유투만 차곡차곡 성공시킨다면 전자랜드의 승리는 눈앞에 있었다.
예상대로 종료 20초전 KT의 파울 작전으로 정영삼이 자유투 두 개를 얻었다. 올 시즌 자유투 성공률은 89%. 하지만 하나가 림을 외면했다. 자유투 두 개를 모두 성공시켜 점수 차를 4점으로 벌렸다면 KT의 추격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KT 역시 클라크가 자유투 하나만 성공시키며 전자랜드가 여전히 2점 앞선 상황. 이번에는 종료 11초전 포웰에게 파울 작전이 걸렸다. 포웰의 자유투 성공률은 71%. 하지만 이번에도 자유투 하나만 림을 통과했다. 점수 차는 다시 3점. 자유투 하나를 놓친 탓에 KT가 작전 시간을 부른 뒤 한 차례 공격으로 동점을 만들 수 있는 점수 차가 됐다.
결국 전자랜드는 조성민에게 3점포를 맞고 연장에 들어갔고, 연장전에서 눈물을 흘렸다.
▲자유투 라인에만 서면 흔들리는 차재영삼성 차재영의 올 시즌 자유투 성공률은 36.2%다. 야투 성공률 44.3%보다 낮다. 경기 중 림에 닿지 않는 '에어볼'까지 던졌다. 이쯤되면 차재영에게 자유투는 악몽이다.
SK전에서도 그랬다. 차재영은 70-74로 뒤진 종료 40초전 자유투 두 개를 얻었다. 두 개를 모두 성공시키면 충분히 뒤집기도 가능한 시간이었다. 하지만 자유투는 두 개 모두 림을 외면했다.
실패를 예감했는지 차재영은 일찌감치 뛰어들어가 공격 리바운드를 잡았다. 곧바로 김민수의 파울로 다시 자유투 라인에 섰다. 이번에도 자유투는 차재영에게 자유롭지 않았다. 1구를 놓치고 2구만 성공시켰다. 점수는 3점 차.
삼성은 이어진 수비에서 김선형의 실책을 유도하며 마지막 공격 기회를 잡았지만 끝내 경기를 뒤집지 못했다. SK는 당연히 3점을 막기 위한 수비를 펼쳤고, 덕분에 3점을 만들기 위한 패턴이 제대로 돌아가지 못했다. 차재영의 자유투가 모두 성공했다면 무리한 3점 시도가 아닌 2점 기회도 노릴 수 있었기에 더욱 아쉬움이 남는 자유투 실패였다.
차재영이 SK전에서 던진 자유투 6개 가운데 림을 통과한 것은 고작 1개. 3점슛 3개를 포함해 16점을 올린 차재영의 활약이 자유투 실패에 묻혀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