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등급제와 부양의무제 폐지를 요구하는 장애인권단체의 서울 광화문광장 농성이 500일을 맞았다.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 공동행동'은 2일 오후 1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애인과 가난한 사람들을 억압하는 악법 중의 악법"이라고 성토했다.
공동행동은 지난해 8월 21일부터 서울 광화문광장 지하보도에 천막을 차리고 두 제도의 폐지 등을 요구하며 무기한 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장애등급제는 장애인의 몸에 등급을 매겨 관리하는 비인간적 장애인 차별의 상징"이며 "부양의무제는 가난을 국가가 아닌 가족의 책임으로 전가해 복지의 사각지대를 양산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지난 대선 당시 각 후보들은 장애등급제 폐지를 공약으로 내걸었다"며 "하지만 박근혜 정부는 장애등급제는 그대로 둔 채 기초생활보장제도의 본질인 생계급여를 오히려 축소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2012년 10월 집에 불이 났지만 활동보조인이 없어 대피하지 못해 숨진 김주영 씨와, 장애등급재심사에 탈락해 수급 자격을 잃자 지난해 7월 스스로 목숨을 끊은 박진영 씨 등을 거론하며 "우리의 투쟁은 살기 위한 투쟁"이라고 호소했다.
아울러 "두 제도를 완전히 폐지하고 발달장애인법을 제정하는 등 자립해 생활할 수 있도록 권리를 쟁취할 때까지 2014년에도 계속 투쟁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 자리에서 빈곤사회연대 김윤영 사무국장은 "올해부터 맞춤형 개별급여로 전환된다고 언론에 나오고 있다"며 "맞춤형 복지를 한다더니 장애인 빈민예산만 다이어트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공동행동 이형숙 공동 집행위원장도 "장애등급제가 무엇이길래 3급, 4급을 받으면 활동보조 서비스도 못 받아 사람들이 죽어간다"며 "소나 돼지에게나 매기는 등급제를 폐지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3시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우동민 열사 추모사업회' 출범식을 가진 뒤, 오후 6시부터 광화문 농성장에서 '장애등급제 부양의무제 나쁘자나'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