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타계한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1960년대 초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 요원으로부터 군사 교육을 받았다는 문서가 공개됐다고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하레츠가 입수한 '극비 문서'에 따르면 만델라는 1962년 에티오피아 모처에서 모사드 요원들이 주축이 된 교관한테서 무기와 파괴 공작에 관한 교육과 유도 훈련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만델라는 또 교육을 받는 기간 이스라엘의 초기 군사조직인 '하가나'와 다른 지하 무장 조직에 관심을 보였다.
만델라는 교관을 처음 만나고 나서 '샬롬'이라고 인사하는 등 유대인과 이스라엘 관련 문제에도 친숙한 인상을 남겼고 사회주의, 공산주의 시각을 드러내기도 했다.
모사드 요원은 만델라를 교육하는 동안 그에게 '시온주의자 사상'을 주입하려고 시도한 내용도 문서에 적시됐다.
당시 문서 표지 제목에는 영어로 '블랙 핌퍼넬(BLACK PIMPERNEL)'이 적혀 있다. 이는 프랑스 혁명 당시 경찰의 체포망을 뚫고 다니던 소설속의 인물 'SCARLET PIMPERNEL'의 이름을 딴 만델라의 별명이다.
문서에는 교관이 '에티오피아인'으로 돼 있으나 이는 에티오피아에서 활동하는 모사드 요원의 코드명이라고 하레츠는 설명했다.
만델라는 에티오피아에서 군사 교육을 받고 나서 남아공에 입국한 지 두달 만에 당국에 체포됐다.
당시 이스라엘 외무부에도 전달된 이 문서는 그동안 이스라엘 국가기록원이 '1급 비밀' 문서로 분류돼 수십 년 간 일반에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다 이스라엘 히브루대학에서 남아공과 이스라엘의 관계를 주제로 박사 논문을 준비하던 데이비드 파츨러(43)가 관련 자료를 찾던 중 이 문서를 발견했다.
이스라엘에서 태어나 남아공에서 법학 박사 학위를 받은 파츨러는 "이스라엘이 만델라를 도왔다는 사실이 남아공에서 공개됐다면 남아공에 있는 유대인 공동체가 위험에 처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만델라는 1960년대 초 남아공을 비밀리에 불법 방문하거나 에티오피아, 알제리, 이집트, 가나 등 다양한 아프리카 국가를 돌아다니며 재정과 군사 지원을 요청했다고 하레츠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