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노동신문 제공
북한이 장성택을 처형한 이후 군부와 당 조직지도부가 협력과 경쟁 관계를 유지하면서 새로운 권력 경쟁이 일어날 것으로 전문가가 전망했다.
국회 새누리당 심윤조 의원과 민주당 우상호 의원이 20일 주최한 세미나에서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센터 박형중 소장(선임연구위원)은 '김정은 정권2년과 장성택 실각 그리고 북한 정세'라는 제목의 발제에서 이같이 밝혔다.
박 소장은 "장성택의 실각 이후 북한의 권력체제는 김정은 제1비서와 당 조직지도부, 군부가 3대 행위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군부의 경우 "군부 유지를 위한 자원의 안정적 확보와 이관된 이권 사업을 재확보하는 것이 일차적 목표이며, 군부의 이해관계가 지속적으로 보장되는 방식으로 국가의 대내외 정책이 추진되는 것이 최대 관심일 것"으로 내다봤다.
또 "김 제1비서가 군부의 상업활동을 억제하고 이를 ‘내각’에 집중시키려 하겠지만, 군부의 최대 우려는 김 제1비서가 군부 유지를 위한 자원 보장을 불안하게 하는 방식으로 경제조치를 취하는 것"이라고 했다.
박 소장은 "장성택 제거에 주요 역할을 한 당 조직지도부는 과거 1970년대에서 처럼 ‘수령유일체계 수립’을 빌미로 조직지도부의 절대적 위상을 확보하여 정치사찰, 정책 입안 및 인사문제를 장악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조직지도부의 위상을 친위세력으로 격상시키는 것은 김 제1비서에게 바람직하겠지만, 김 제1비서 자체가 조직지도부의 포로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특히 "조직지도부는 이제까지 이권사업과 상업적 경제활동에 관여하지 않았지만, 이번 기회에 장성택과 당 행정부가 갖고 있던 경제사업을 장악하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소장은 "조직지도부는 현존의 당 행정부를 해체하고 이를 조직지도부에 흡수해 정치사찰과 공안통제를 장악하게되면 김 제1비서가 국가안전보위부나 보위사령부를 강화해 견제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김 제1비서는 조직지도부를 강화해 친위조직으로 키우지만, 독자적 경제활동을 허락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군 총정치국과 당적통제로 군부의 앞서 지적한 움직임을 억제할 것"으로 분석했다.
한편, 서울대통일평화연구원 주최로 이날 열린 '장성택 실각이후 북한 정세 평가와 전망'에서 국가안보전략연구소 현성일 수석연구위원은 "정성택 처형 후 북한 권력층 내부는 정치적 불안정을 가속하는 계기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 수석연구위원은 "앞으로 최룡해 총정치국장 등 북한 권력층과 군부는 백두혈통을 내세워 겉으로는 김정은 제1비서에 대한 충성과 유일영도체계 확립을 적극 표방할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김 제1비서의 자체 인맥이 전혀 없는 현 세습체제의 특성상 김정은 친정체제 구축을 주도하는 세력이 새로운 권력기반을 형성할 것"이라고 했다.
현 수석연구위원은 "장성택이 제3차 핵실험과 장거리미사일 발사, 개성공단 가동중단 문제 등을 놓고 보수파와 갈등을 빚은 것도 숙청의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앞으로 권력층은 지탄을 받을 수 있는 정책적 건의는 극력 회피할 것으로 전망돼 정책과정에서 합리적인 건의나 조율 시스템이 붕괴되고 오직 김 제1비서의 즉흥적인 판단과 맹목적 복종에 의해 정책이 이뤄지는 구조가 확립됐다고" 지적했다.
현 수석연구위원은 "이러한 정책 구조는 북한의 정책 실패 책임이 전적으로 김 제1비서에게 전가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조성돼 김 제1비서의 권위하락과 리더십의 붕괴를 초래해 체제불안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