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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설치된 故 유한숙씨 분향소, 밀양엔 아직도 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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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송전탑 반대 전국대책회의가 12일 서울광장에 고 유한숙 씨의 분향소. 밀양 송전탑 반대 전국대책회의 제공

 

서울광장에 밀양 송전탑 건설에 반대하며 음독자살한 고 유한숙(71) 씨의 분향소가 설치됐다.

밀양 송전탑 반대 전국대책회의는 12일 오후 서울광장에 유씨의 분향소를 설치했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앞서 이날 오전 분향소를 설치하려다 서울시 청원경찰들이 분향소를 철거하고 촛대와 피켓 등을 빼앗아 가면서 마찰을 빚은 뒤, 서울시청사 로비를 점거하고 영정사진을 들고 항의 농성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청원경찰과 일부 시민들 간에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지만, 이후 분향소를 파손한 것에 대해 서울시의 정식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받고, 분향소를 차렸다.

대책회의는 오는 22일까지 고인에 대한 집중 추모기간으로 정하고, 국민 분향소 운영과 추모 문화제, 전국 집중공동행동 등을 이어갈 계획이다.

대책회의는 "추모기간 경찰과 한전이 고인의 죽음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지켜주길 바란다. 공사강행은 경계에 몰린 주민들의 등을 떠미는 행위"라며 "추모기간에 한전과 정부 입장이 바뀌지 않는다면 우리는 더 강력한 행동과 연대로 공사를 막기 위해 어떤 행동도 불사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밀양에서는 아직 유씨의 분향소 설치를 둘러싸고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고 유한숙씨의 유족들이 밀양시 삼문동 영남루 맞은 편에 설치된 분향소에 조문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밀양 송전탑 반대대책위는 지난 8일 경남 밀양시 삼문동 영남루 맞은편 인도에 유씨의 분향소를 임시로 설치했다.

하지만, 경찰이 이를 불허하며 철거하려 하자, 대부분 고령인 주민들이 추운 날씨에 밤새 노숙을 하며 분향소를 지키고 있다.

반대대책위의 긴급구제 요청에 따라, 국가인권위는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분향소 현장을 조사하고 난 뒤, 중재안을 내놨다.

중재안은 주민들이 안정적으로 분향소를 운영할 수 있도록 현재 위치한 시민 체육공원 둑에서 둔치로 옮기고 천막 등 부대 시설을 설치하게 하자는 것이다.

인권위의 이런 중재안에 반대 대책위는 주민들 사이에 이견이 있지만 중재안을 받아들이겠다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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