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보다 힘든 유치원, 국공립은 로또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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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치원 지원자는 느는데 공급은 부족
- 저렴하고 질좋은 국공립엔 더 몰려
- 실태 조사 후 국공립 확충 절실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공주대 유아교육과 이일주 교수

유치원 입학대란, 혹시 들어보셨습니까? 고등학교도 아니고 대학교도 아니고 유치원 얘기입니다. 요즘 전국적으로 내년도 유치원 입학을 위한 추첨이 진행 중인데요. 공립유치원 당첨은 거의 로또라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서울, 수도권이 심각한데 먼저 저희 취재리포터가 입학생 공개추첨이 이루어지고 있는 그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서울 양서구의 한 유치원 추첨현장, 잠깐 들어보시죠.

(** 유치원 추첨참여 학부모들 육성 :
"1번으로 됐어요, 1등으로. 너무 로또 당첨된 것 같아요/ 77명 오셨는데 14명밖에 안 뽑고 있네요/어떻게 해, 우리는 대기도 안 됐대요, 지금 한 네 군데 하고 왔는데 그쪽도 다 대기예요/착잡하죠. 이런 것도 경쟁을 해야 되는지. 좀 범위를 넓혔으면 좋겠고 여기가 네 번 째예요. 후손들이 아이를 안 낳죠. 부담이 크고, 공립을 좀 많이 세웠으면 좋겠어요/로또 뽑는다고 그러더라고요, 겨우 합격해서 마음을 놓고 있어요/이렇게 경쟁률이 셀 줄 몰라서 한 군데만 더 넣었는데 걱정입니다/이러다 안 되면 또 어린이집을 보내든가 그래야죠/저는 네 군데 넣었어요. 직장맘들은 휴가를 내고 나와야 되니까 그런 것도 눈치가 보입니다")

◇ 김현정> 예, 현장에서 만난 학부모들의 이야기 들어셨습니다. 심각하죠? 만약 일반 유치원 추첨에 떨어지면 하는수 없이 값비싼 놀이학교나 영어학원식 유치원을 보내는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도대체 뭐가 문제일까요? 전문가 의견을 들어보죠. 공주대 유아교육과 이일주 교수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이일주> 안녕하세요.

◇ 김현정> 어제 저희가 찾아간 유치원은 경쟁률이 7:1이었는데, 이것이 아주 특별한 현상은 아니라고요? 학부모들은, '출산율은 떨어졌는데 왜 유치원 보내기가 이렇게 어려워졌느냐' 라고 묻습니다?

◆ 이일주> 그렇습니다. 원인으로 보통 세 가지 정도 꼽는데요. 서울을 예로 들어 보면 첫째는 한 7,500여 개 정도 되는 유치원과 어린이집 중에서 부모들은 우선 좋은 시설에 보내려고 하죠. 그러다 보니까 24만여 명 정도 되는 어린이들 중에 37% 안에 들어야만 보낼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고요.

또한 일반유치원 중에도 사립보다 교육비 부담이 없는 공립을 더 선호하잖아요. 그런데 서울은 공립유치원에 수용할 수 있는 유아가 전체의 4.6%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국공립 어린이집까지 합쳐도 전체의 18%밖에는 수용할 수가 없어요.

그리고 학부모들이 자기 집에 가까운 좋은 유치원 추첨에 떨어져 보낼 수 없을지 모르다보니 불안해서 보통 한 네댓 개 유치원에 원서를 넣거든요. 그러니까 실제로 정원 대비 지원자수가 4~5배 이상 거품현상을 보이면서 유치원 보내기가 어렵다고 하는 것이죠.

◇ 김현정>게다가 실제로 예전보다 유치원을 꼭 보내야겠다는 부모도 훨씬 늘었죠?

◆ 이일주> 그렇습니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유치원에 보내려고 하죠.

◇ 김현정> 유치원을 가려는 아이는 예전보다 훨씬 많아졌는데 소위 좋은 유치원, 부모들이 이 정도면 보낼 수 있겠다, 라고 하는 유치원 수는 적다 보니까 경쟁이 치열해진다 이 말씀이세요. 반면에 전국적으로 볼 때는 유치원 공급이 넘치는 곳도 있어요. 수요 불균형도 있는 거예요?

◆ 이일주> 그렇습니다. 구도심지에 있는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은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현상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남아도는 곳은 남아돌고 부족한 곳은 턱없이 부족하고. 제가 들은 서울의 심한 경우는 재원생 동생들의 특례입학을 빼고 나니까, 신입생 남자아이 4명 자리가 있는데 지원자가 접수 2일차에 이미 130명을 넘었답니다. 제가 이거 듣고 얼마나 깜짝 놀랐는지 모르는데….

◆ 이일주> 몇 년 줄을 서도 들어갈 수 없는 유치원이 있다는 것이죠.

◇ 김현정> 그러니까 이 지역 같은 경우에는 사립,공립 따질것도 없이 '그냥 유치원을 보내기만 하면 좋겠다'라고 하는, 아주 절대적으로 수가 부족한 곳도 꽤 많더라고요.

◆ 이일주>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교수님, 언뜻 생각하면 해법은 쉬워요. 나라에서 나서서 공립유치원더 지으면 되는 것 아닙니까?

자료사진

 



◆ 이일주> 그렇게 생각할 수 있죠. 학부모들 입장에서 보면 당연한 일이고요. 그런데 두 가지 점에서 무척 어렵습니다.

◇ 김현정> 왜 그런가요?

◆ 이일주> 하나는 이미 국가가 재정을 들여서 국공립유치원을 세울 수 없기 때문에 그동안 사립유치원이나 민간 어린이집 신세를 많이 졌거든요.

◇ 김현정> 왜 국공립유치원을 더 세울 수가 없습니까?

◆ 이일주> 그러니까 민간 어린이집이나 사립유치원에서는 국공립 유치원을 세우면 정원을 확보할 수가 없죠. 그러니까 유치원이나 민간 어린이집이나 사립유치원 입장에서 볼 때는 공립유치원이나 어린이집 신설을 반대할 수밖에 없지 않겠어요?

◇ 김현정> 일단 그쪽의 반대가 심하다?

◆ 이일주> 그리고 실제로 교육청에서 국공립유치원을 신설하려고 하거나 학급을 늘리려고 할 때는 시청이나 구청이 담당하는 같은 지역 내 어린이집 정원을 고려하도록 하는 지역도 있거든요. 그러니까 공립유치원 세우기 어렵습니다.

◇ 김현정> 거기에는 열악한, 부모들이 기피하는 곳들의 숫자도 다 들어가니까?

◆ 이일주> 그렇습니다. 게다가 서울 같은 경우는 우선 부지를 확보하기가 어렵잖아요.

◇ 김현정> 부지 확보가 어려운 곳도 많다?

◆ 이일주> 이미 대도시의 경우는 학교보건법에 의한 정화구역에 닿지 않는 그런 곳에 유치원을 세울 수 있기는 어렵잖아요.

◇ 김현정> 부지가 이미 꽉꽉 들어차서 땅값도 비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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