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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가족친화 공단'에서 부부 살인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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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 검토나 관리 미흡"…여가부 "기업 근로환경 평가일뿐 가정사는 연관 없어"

 

경기도 부천의 한 가정집에서 끔찍한 비명 소리가 들린 건 지난달 6일 새벽.

술에 취해 늦게 들어온 남편 A(50) 씨에 화가 난 아내 B(43) 씨가 잔소리를 하자, 남편이 홧김에 아내를 때리고 급기야 흉기까지 휘두른 것이다.

이들은 한 시설공단에서 근무하던 사내 부부로, 사건 뒤 남편은 구속됐고 아내는 십여 차례 흉기에 찔려 끝내 숨졌다.

그런데 이 부부가 근무하던 공단이 사건 바로 전날인 지난달 5일 '가족친화 우수기관'으로 선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친화인증제'는 근로자가 일은 물론 가정에도 충실할 수 있도록 가족 친화적인 제도를 모범적으로 운영하는 기업이나 기관에 여성가족부가 인증을 수여하는 제도다.

기업·기관에서 인증 신청을 하면 여가부는 2개월 동안 서류와 현장 심사를 통해서 결정한다.

대기업은 70점 이상, 중소기업이나 공단 등은 60점 이상이 되면 이 인증을 받을 수 있다.

공단 측은 전 직원들을 상대로 가족 친화교육을 실시하는 등 가정적인 제도를 운영한 것이 가족친화 우수기관 선정에 큰 역할이 됐다고 설명했다.

공단 관계자는 "2년 전부터 '육아데이'라고 해서 매월 6일을 가족과 함께 하는 날로 정해 정시 퇴근 운동을 해왔다"며 "올해부터는 매주 수요일을 '가족 사랑의 날'로 정해 근로자들이 업무를 마치고 가정 생활에 좀 더 충실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사건이 일어난 것은 '육아데이'이자 '가족 사랑의 날'인 6일 수요일.

따라서 해당 공단이 운영해온 프로그램들이 정작 직원들의 가정 생활에까지 잘 연결이 된 것인지를 놓고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여가부 측은 개개인의 가정사를 기업인증에 적용하는 것은 무리라는 입장이다.

여가부 관계자는 "남편인 정 씨가 근로 여건이 안 좋거나 업무가 과중한 탓에 스트레스를 받아 살인을 한 것이 아니고 술 먹고 늦게 들어온 뒤 아내와 다투다 발생한 사건"이라면서 "가족친화기관 인증과 직원 가정사는 관계가 없다"며 난색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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