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실적과 무관하게 최고경영책임자(CEO)에게 10억원이 넘는 고액의 연봉을 지급하고 있는 금융회사의 성과보수체계에 대해 금융당국이 시정에 나섰다.
금융감독원은 금융지주와 은행.보험 등 65개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성과보수현황 및 모범규준 이행실태를 점검한 결과 영업실적이 악화됐음에도 CEO보수는 증가하는 등
성과보수체계에 문제가 드러났다고 12일 밝혔다.
성과보수의 경우 영업실적이 개선될 때는 비례해서 증가한 반면,실적이 하락할 때는 비례해서 떨어지지 않는 하방경직현상을 보였다는 것이다.
일부 금융사의 경우는 대부분의 급여를 고정급으로만 지급하기도 했다.
현대증권 회장과 코리안 리 대표이사의 경우 지난해 각각 17억원,27억원을 영업실적과 무관하게 전액 고정급으로 받았다.
성과평가방식도 자의적이어서 총자산순이익률(ROA),주당순이익(EPS) 등 계량지표의 경우 성과목표를 전년도 실적보다 낮게 설정해 영업실적이 떨어지더라도 7~80% 수준의 성과보수가 보장되도록 설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금융지주사 회장의 경우 지주사 뿐만 아니라 자회사로부터 성과보수를 중복해서 받았고, 고정급과 성과급 외에 퇴직할 경우 거액의 수당을 챙겼다.
메리츠금융 회장의 경우는 보험사 50억원,증권사 28억원 등 모두 89억원의 성과금을 받았고 별도로 47억원의 배당금을 챙기는 등 자회사로부터도 성과보수를 받아갔다.
하나금융지주 회장과 사장의 경우 주주총회 결의를 통해 각각 35억원, 20억원을 특별공로금 명목으로 지급받았다.
재보험회사인 코리안리의 전 대표는 173억원의 특별퇴직금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은 이에 따라 금융회사 성과보수체계의 투명성과 합리성이 확보될 수 있도록
불합리한 운영사례는 즉시 시정토록 하고 제도적 미비사항은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점검대상 금융회사 CEO의 연평균 보수는 금융지주사 15억원,은행 10억원,금융투자사 11억원,보험사 10억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