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커뮤니티 'missyusa'에 올라온 글.
한국에서 미국으로 우체국을 통해 보낸 선편 소포가 포장박스를 뜯은 흔적과 함께 다른 물건이 들어와 있다는 증언이 잇따라 진상 조사가 요구되고 있다.
미주 한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missyusa’라는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이같이 소포가 뒤바뀌거나 훼손됐다는 글이 심심치 않게 올라오고 있다.
oil3***라는 아이디를 사용하는 한 교포는 지난 8월 "한솔 어린이백과 80여 권을 선편 소포로 받으려다 낭패를 당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글을 게시판에 올렸다. 도착한 소포에는 백과 50여 권만 남아 있었고, 전혀 다른 엉뚱한 책, 심지어 졸업앨범 등이 들어 있었다.
해당 글에는 'CD 박스만 남아있고 CD는 빼갔다'거나, '양말과 속옷 등을 일부러 빼간 것 같다'’는 등 유사한 피해를 당한 사례가 잇따라 게시됐다.
바꿔치기 된 소포 속 내용물 일부.
미국 애틀란타에 사는 교포 오현정(36) 씨도 최근 한국에서 선편으로 온 소포를 받아 들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전남 순천에 사는 언니가 우체국을 통해 보낸 소포 안의 내용물 일부가 바뀌었기 때문.
육아 관련 책 등 10여 권이 들어 있어야 할 오 씨의 소포에는 황당하게도 보내지도 않은 수필문집 18권이 들어 있었다.
오 씨는 CBS와의 통화에서 "한국에서 잠시 머물 때 선물로 받은 책을 언니를 통해 소포로 받으려 했는데 내용물이 바뀐 사실을 알고 황당했다"며 "소포 자체가 분실된 것도 아니고 내용물 일부가 바뀐 것"이라고 말했다.
소포 운송장.
해당 소포는 박스가 통째로 바뀌어 있었고, 한국 우체국에서 작성한 운송장은 원래 박스채로 가위질이 되어 있었다. 배송 과정에서 누군가 박스를 뜯어 내용물 일부를 뺀 뒤 잡지를 넣고 운송장 부분을 오려 붙인 것.
문제는 이 같이 선편을 이용해 미국으로 보낸 소포가 훼손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오 씨는 "배편을 이용한 소포가 훼손된 사례를 주위에서 많이 들었다"며 "그냥 종이나 신문지를 넣은 소포도 봤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으로 소포를 배송하는 방식은 선편과 항공편, EMS 등이 있다. 특히 선편을 통한 소포는 보험에 가입하는 것과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것으로 구분된다. 교포들은 주로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선편 소포가 표적이 된다고 의심하고 있다.
우체국에 따르면 보험에 든 소포의 운송장은 핑크색 바탕에 바코드가 'CV'로 시작된다. 반면 보험이 없는 소포는 연녹색 바탕에 'CP'로 시작된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 배를 통해 미국으로 가는 소포의 중간 단계에서 어딘가에서 이 같은 차이를 아는 누군가가 보험 미가입 소포만 골라 '바꿔치기'를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정청은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우정청 한 관계자는 "소포 자체가 분실되는 사례는 드물게 있어도, 내용물을 바꿔치기 했다는 것은 처음 듣는 이야기"라며 "관련 소포 배송 과정을 추적해 조사해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제는 또 있다. 현재 우체국은 선편을 이용한 국제 우편에 보험이 있다는 사실을 고객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고 있어 추가 피해에 노출될 우려가 크다는 점이다.
또한 미국 교포사회의 증언대로 실제로 이 같은 일이 반복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면 엄연한 범죄에 해당하는 만큼 진상조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