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성을 사이에 두고 다투던 20대 남성 2명이 서울 강남의 한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벌인 난투극 당시 가해자 한 명만 흉기를 휘둘렀던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지난 2일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삼각관계에 얽힌 상대 남성에게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로 박모(27) 씨를 지난 9일 구속하고 12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 씨는 지난 2일 오전 6시 10분쯤 서울 강남구 일원동의 한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조모(27) 씨와 말다툼을 벌이다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건 직후 경찰은 "박 씨의 허벅지와 무릎에 입은 상처가 커서 자신이 든 흉기에 실수로 찔렸거나 자해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두 사람이 서로에게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추정했다.
또 박 씨가 주변 식당에서 흉기 4개를 미리 훔쳐 준비해왔고, 이 중 2개에 혈흔이 묻어 있어 두 사람이 흉기를 하나씩 나눠 들었을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고 조사해왔다.
하지만 경찰 관계자는 "최근 박 씨로부터 흉기는 자신만 들었고, 조 씨는 흉기를 들지 않았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어 "박 씨가 실수로 찔렀거나, 서로 싸운 것으로 위장하려던 의도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범행을 저지르고 자신도 죽고 싶다는 마음으로 찌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박 씨와 A(23·여)씨가 연인 관계로 지내다가 A씨가 결별을 선언하고 곧 조 씨와 사귀면서 두 남성이 다투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