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통영시 사량면 사량수협 직원의 공금 횡령 규모가 100억원을 넘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이 직원은 빼돌린 수협 돈으로 아파트를 여러 채 구입하고 고급 외제차를 타고 다니는 등 호화생활을 한 것으로 경찰 수사에서 드러나고 있다.
사량수협 직원 안모(40)씨의 횡령사건을 수사하는 통영해양경찰서는 횡령 규모가 애초 알려진 80억원보다 훨씬 많은 130억원대에 이른다고 7일 밝혔다.
해경은 안씨에 대해 업무상 배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안씨는 2009년부터 최근까지 마른 멸치 구매 내역을 조작하는 등 수법으로 수협 자금을 빼돌렸으며 현재까지 확인된 금액은 130억원 정도라고 해경은 설명했다.
안씨의 범행은 최근 해당 수협이 구매 내역이 담긴 장부를 대조하는 과정에서 차액이 너무 큰 것을 확인, 자체감사를 한 결과 알려졌다.
수협은 감사 결과를 토대로 해경에 고소장을 제출했고 해경은 지난 6일 오후 안씨를 긴급체포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안씨는 어민들에게서 마른멸치를 구매하는 과정에서 금액을 부풀려 돈을 빼돌린 것으로 확인됐다.
또 경남 사천과 전남 여수 등에 있는 중간 도매인들에게서 허위로 마른멸치를 구매한 것처럼 조작해 대금을 송금하고 이를 다시 돌려받는 등의 수법을 썼다.
이 과정에서 수십여 개의 차명 계좌를 만들어 빼돌린 자금을 나눠 보관했다는 게 해경의 설명이다.
안씨는 빼돌린 돈으로 경남 통영 등에 각각 1억5천만원~2억원대 아파트 4채를 구입했고 BMW와 랜드로버 등 고가의 외제 승용차와 스포츠카 리스 비용으로 수억원을 사용한 것으로 해경은 파악했다.
안씨는 사량도 안에서는 국산 중고차를 타고 다니고 사천 등지로 출장을 나갈 때는 외제차를 타고 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안씨가 빼돌린 나머지 돈의 행방을 캐고 있다.
안씨는 경찰에서 횡령사실을 인정했으며 "일부 개인용도로 쓰긴 했으나 수협의 손실을 메우려다 보니 이렇게 됐다"고 진술했다고 해경은 전했다.
해경은 안씨의 횡령에 중간 도매인 3명이 가담한 정황을 포착해 이들과 안씨에게 계좌를 빌려준 지인 등도 조사할 방침이다.
또 수협 내부에 공모한 사람이 있을 것으로 보고 업무 전반에 걸쳐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해경은 최근 사량수협을 압수수색해 구매 내역서 등 상당한 자료를 확보했다.
서래수 통영해경 수사과장은 "빼돌린 자금의 흐름과 수협의 전체 피해액 등을 밝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랑수협의 조합원은 500여명이다.
횡령 사실이 알려진 후 조합원들이 수십억원의 예금을 인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