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윤성호 기자/자료사진)
여야 정치권이 사안별로 충돌했던 박근혜정권 첫 국정감사가 사실상 끝났지만, 앞으로 남은 정기국회 일정을 놓고도 여야의 정국주도권 경쟁이 계속될 전망이다. 핵심은 여전히 국가정보원 등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문제다.
민주당은 3일 국가보훈처 등에 대한 안보교육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정원 등에 대한 특수활동비·업무추진비를 철저히 통제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이들 기관이 국민의 혈세를 들여 대선에 개입하는 불법행위를 바로잡자는 명분이다.
이 문제는 이번주 나흘간 실시되는 국회 예산결산특위 정책질의에서 여야 격돌의 촉매제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예결특위 민주당 간사인 최재천 의원은 "본래 목적에 충실한 결산심사를 할 것"이라고 별렀다.
아직 실시되지 않은 국정원(정보위 4일)·대통령실(운영위 14일) 등에 대한 '중복상임위 국감'에서도 '국정원 대선개입'의 여진은 계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여야는 국정원의 개혁 방식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감사원장(11~12일), 복지부 장관(12일), 검찰총장(13일) 등 줄줄이 이어질 고위공직자 인사청문회에서도 여야의 충돌이 예상된다.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는 서울중앙지법 법원장으로 국정원의 대선개입 사건 재판을 관리하다 말고 새 공직을 맡기로 했고, 김진태 검찰총장 후보자는 국정원 수사지휘 도중 '찍어내기' 당했다는 채동욱 전 총장의 후임자가 된다. 이에 따라 국정원 논란이 거듭 불거질 전망이다.
문형표 복지부 장관 인사청문회의 경우는 기초연금 공약 후퇴 문제가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이목희 의원은 "대다수 국민이 반대하는 기초연근법안의 원안을 폐기 하고 수정안을 제시하든 수정을 약속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민생·경제 살리기를 내세워 민주당의 예봉을 꺾는다는 방침이다.
민현주 대변인은 "민주당은 하루가 멀다하고 늘어놓는 '대통령 사과', '내각 총사퇴' 등 대안 없는 철부지같은 요구만 반복할 게 아니라 한시라도 빨리 국민을 위한 국회를 회복하는 데 열정을 쏟으라"며 "시급한 법안·예산안 논의를 통해 조속히 민생과 경제의 회복을 이룰 수 있도록 민주당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밝힌 국정원 예산 통제에 대해 새누리당은 일단 "문제점이 있다면 같이 논의를 할 수 있다"고 밝혔으나 국정원이 절대 반대 입장인 것으로 알려져 격돌 가능성이 있다.
새누리당은 경우에 따라 최근 국감 과정에서 제기한 '전교조·전공노 대선개입 트위터' 의혹을 역공에 활용할 여지도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