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미지비트 제공/자료사진)
한식 세계화 사업에 열중했던 이명박정부 청와대가 집권 5년간 고가의 해외 와인을 수억원어치 수입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예고된다.
3일 새누리당 김재원 의원이 국가기록원 대통령기록관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08~2012년 청와대는 모두 3억4634만원어치에 달하는 6024병의 와인을 구매했다.
이 가운데 수입 와인은 4734병 3억1854만원어치였다. 물량으로는 78.5%, 금액으로는 91.9%가 수입산이었다. 국산 와인은 이를 제외한 일부에 그쳤다.
수입 와인의 평균 구매가격은 6만7300원이었으나, 대다수가 30% 이상 가격할인을 받은 점을 감안하면 시판 가격으로는 10만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됐다. 최고가 와인은 '러시아 황제의 샴페인'으로 알려진 소비자가 80만원 이상의 '루이로드레 브뤼 크리스탈'로, 2011~2012년 모두 18병이 매입됐다.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와 연루된 와인을 집중 구매한 정황도 드러났다. 최다 구입 와인 중 금액기준 1위·3위를 각각 차지한 '온다도로'와 '바소'의 합계 구매액은 전체 와인 수입액의 25% 비중(5966만원)을 차지했다.
'온다도로'와 '바소'를 생산하는 미국 회사 '다나 에스테이트'(Dana Estate)는 전 전 대통령의 3남 재만씨가 CFO(총괄재무책임자)이고, 재만씨의 장인이자 전 전 대통령의 추징금 275억원을 대납키로 한 이희상씨가 소유주다.
이명박정부 청와대에 수입 와인을 납품한 와인셀러(와인 유통회사) '피디피와인'도 이희상씨가 대주주로 있는 업체의 자회사였다. 피디피와인은 2009~2012년 총 21번의 발주 가운데 18번의 납품을 독차지했다.
김재원 의원은 "밖으로는 한식세계화를 외치던 지난 정부 청와대가 안으로는 수입 와인을 대량 구매했다는 것은 표리부동한 모습이 매우 실망스럽다"며 "한식세계화는 보여주기 식 이벤트를 앞세울 게 아니라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목표와 계획을 수립하는 등 근본적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