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의 속사정이 궁금하다. 뉴스의 행간을 속 시원히 짚어 줍니다. [Why 뉴스]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들을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김현정의>내년 6월 지방선거가 치러진다. 최대 관심지역인 서울시장 선거를 두고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의 이름이 계속 거론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일찌감치 서울시장 선거 출마의사를 밝혔지만 새누리당에서는 박 시장에 맞설 인물이 마땅치 않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정몽준 의원의 출마설 또는 차출설이
점차 힘을 얻고 있다.
정몽준 의원은 공식적으로는 "검토한바 없다"며 한 발 빼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실제로는 서울시내 대형교회를 돌며 주일 예배에 참석하는 등 발 빠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래서 오늘 Why뉴스)에서는 "정몽준 의원 서울시장 출마설, 왜 자꾸 거론되나?"라는 주제로 그 속사정을 알아보고자 한다.
정몽준 의원. (사진=송은석 기자/자료사진)
▶ 정몽준 의원의 서울시장 출마설 신빙성이 있는 얘기냐?= 상당한 신빙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내년 지방선거가 6월 4일에 있을 예정이니까 출마가 확정되는 건 4월 이후에나 가능하겠지만 정 의원의 출마설은 점점 힘을 얻고 있다.
지난주 여권의 한 고위관계자와 만났는데 "정몽준 의원 차출설이 거론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8일 동아일보는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가 정몽준 의원과 만나 서울시장 출마를 타진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정몽준 의원과 황우여 대표가 서울시장 출마문제를 논의하지 않았다고 해명하고 나섰지만 정치권에서는 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새누리당 이인제 의원은 그제(28일) 방송인터뷰에서 "내년 지방선거에서 정몽준 의원이 서울시장 후보로 나설 경우 박원순 서울시장을 상대로 승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새누리당 홍문종 사무총장은 CBS와의 인터뷰에서 "당에서는 모든 가능한 후보들을 보고 가능성을 타진 중"이라며 "정 의원이 국회 7선이고 대외적 이미지나 인지도 등 여러 측면에서 박원순 시장과 맞붙을 경쟁력은 있다고 본다"며 정 의원의 출마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 정몽준 의원은 출마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나?= 부인한 것은 아니고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애매한 입장을 내놨다. 일부 언론에서는 이를 두고 '출마설 부인'이라고 보도하기도 했지만 출마를 안 한다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적극적으로 출마한다는 얘기도 하지 않고 있다.
정몽준 의원은 지난 18일 동아일보의 보도와 관련해 해명 보도자료를 냈는데 "최근 황우여 대표와 만나 서울시장 문제를 논의한 사실이 없다"며 "내년 서울시장 출마 문제에 대해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점도 함께 밝힌다"는 입장을 내놨다.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적극적인 부인이 아니고 '논의한 사실이 없다', '검토하고 있지 않다'라고만 밝힌 것이다.
정몽준 의원의 보좌진에게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건' 출마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냐? 라고 물으니 "보도자료의 내용대로만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오른쪽)과 정몽준 의원(사진=윤성호 기자/자료사진)
▶ 정몽준 의원이 왜 애매한 태도를 보이는 것이냐?= 정몽준 의원이 이런 애매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서울시장 출마를 위해 당내 경선과정이 아닌 추대를 받아 출마하는 모양새를 갖추고 싶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새누리당 내부에서는 국회의원 7선의 정몽준 의원이 당내 경선을 통해 서울시장 선거에 나가고 싶지는 않을 것이라며 당의 출마권유를 몇 차례 사양하는 모습을 보이다 추대를 통해 후보로 공천하면 마지못해 나서는 모양새를 갖추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한다.
또 다른 이유는 서울시장 선거에 나설 경우 대권에서 멀어질 우려가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해 낙선할 경우 대권행보에 빨간불이 켜질 것이다.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떨어지면서 대권을 노리기는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또 당선된다고 하더라도 차기 대선에 출마하려면 임기를 마치기 전 중도 사퇴해야 하는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서울시장으로 재선한 뒤 차차기 대선에 출마하는 방안을 거론하지만 박근혜 대통령과 동갑인 정몽준 의원이 차차기 대권을 노리기에는 너무 나이가 많다는 얘기가 나온다.
여기에다 국회 7선의원이고 대권에 두 차례나 도전했던 정 의원이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는 것이 격에 맞느냐 하는 점도 고민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시청. (사진=송은석 기자/자료사진)
▶ 정몽준 의원의 서울시장 출마설이 왜 계속 거론되는 거냐?= 몇 가지 이유가 있어 보인다.
첫 번째는 새누리당 내부나 정치권에서 의도적으로 애드벌룬을 띄우는 것이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에 나설 후보가 마땅치 않다보니 미리 정몽준 의원의 출마설을 기정사실화하면서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다.
새누리당 이인제 의원은 그제(28일) 방송인터뷰에서 "정몽준 의원이나 김황식 전 총리가 결심만 하면 (박원순 시장을 상대로) 충분히 승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이런 형식의 인터뷰나 언급이 잦아질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는 정몽준 의원이 내심 서울시장 출마를 희망하면서 의도적으로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관측이다.
새누리당 내부에서는 정몽준 의원이 공식적으로는 서울시장 출마여부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이는 고도의 계산된 행보라는 분석을 하고 있다.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정 의원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는 건 경선이 아닌 추대를 희망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앞서 설명한대로 7선 국회의원으로 두 차례 대권에 도전했던 정 의원이 당내 경선을 통해 서울시장 선거에 나가는 건 적절하지 못하고 몇 번 거절하는 모습을 보이다가 당에서 추대형식으로 출마를 권유하면 못이기는 척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세 번째는 정몽준 의원의 서울시장 출마설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정 의원의 서울시장 출마설은 2006년 무소속일 때부터 나왔다. 당시 정 의원은 무소속이었으나 한나라당에서 영입해서 출마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당시 이명박 시장의 후임에 정몽준 의원을 영입해 열린우리당의 강금실 카드에 맞서야 한다는 주장이 구체적으로 거론되기도 했다.
2010년에는 서울시장 선거는 '오세훈 대 한명숙'의 대결 구도였으나 한명숙 전 총리가 재판에서 무죄가 선고될 경우 한나라당이 밀릴 우려가 제기되면서 새누리당(당시 한나라당) 내부에서 대선주자급인 정 의원을 서울시장 후보로 내세워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이런 여러 가지 이유들로 인해 정몽준 의원의 출마설이 계속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 그런데 정몽준 의원이 최근 얼굴 알리기에 나섰다는데?= 그렇다. 정몽준 의원은 공식적으로 서울시장 출마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히면서도 실제로는 서울시장 출마를 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몽준 의원은 지난 27일 부부가 명성교회 주일예배에 참석했다. 정몽준 의원 부부는 소망교회에 출석하는데 영향력이 큰 것으로 알려진 명성교회에서 주일예배를 본 것이다. 정 의원은 그 전에는 순복음교회에서 주일예배를 본 것으로 확인됐다.
정 의원이 출석교회가 아닌 서울시내 대형교회를 돌며 주일예배를 보는 것은 얼굴 알리기에 나선 것으로 관측된다.
정 의원은 또 최근 공중파 방송사 출신 언론인 Y모 씨를 참모로 영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서울시 의회 새누리당 출신 시의원들을 접촉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서울시장 출마를 전제로 물밑작업을 맹렬하게 하고 있다는 걸 입증하는 사례들이다.
이런 일련의 움직임으로 미뤄 정몽준 의원은 서울시장 출마를 염두에 두고 적극적인 행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자료사진)
▶ 서울시장 선거는 어떻게 전망하나?
= 박원순 서울시장에 새누리당의 정몽준 의원이나 김황식 전 국무총리,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이 맞붙는 양자대결이 되거나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신당을 창당해 후보를 낼 경우 다자구도가 만들어 질 수도 있다.
일단 민주당에서는 지난 2011년 보궐선거에서 야권단일후보로 출마해 당선된 박원순 시장이 일찌감치 출마입장을 밝혔다.
박원순 시장은 지난 24일 기자회견에서 "정치에는 원칙과 상식이 있다. 민주당에 입당해 당원이 돼 있는 마당에, 그 당을 탈퇴해 다른 신분으로 선거에 나간다는 것은 그 원칙과 상식에 맞지 않는다"며 민주당 당적으로 출마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가장 큰 변수는 안철수 의원이 추진중인 신당에서 서울시장 후보를 낼 것인가 여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