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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톤급' 美NSA 도청파문 확산…들끓는 우방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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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정상들 일제히 美성토, 당분간 EU-美관계 냉각 불가피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도청 파문이 다시 세계를 뒤흔들고 있다.

NSA가 테러 위협에 대응한다며 개인정보를 무차별적으로 수집했다는 의혹을 넘어 동맹국까지 감시 대상으로 삼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거센 후폭풍이 일고 있다.

우방을 겨냥한 도청 의혹은 브라질과 멕시코를 거쳐 유럽을 강타한 모습이다.

24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는 NSA와 미국 정부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내내 이어졌다.

◇"우리까지 엿듣나!"…성토장 된 EU정상회의 = NSA가 휴대전화 통화를 엿들은 것으로 확인된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배신감마저 느끼는 모습이다.

메르켈 총리는 이날 EU정상회의에 앞서 취재진을 만나 자신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전날 통화에서 "친구끼리는 엿듣지 않는다.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동맹국 사이에는 신뢰가 있어야 한다. 그러한 신뢰는 이제 새롭게 구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NSA 도청 문제는 과거 동독 비밀경찰이었던 슈타지의 만행을 상기한다는 점에서 독일 사회에서 민감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슈타지는 독일이 통일되기 전 반정부 인사를 추적하는 수단으로 도·감청을 자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독에서 태어나고 자란 메르켈도 그만큼 자신을 대상으로 도청을 자행한 미국을 보는 시선이 차가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회의장을 찾은 다른 유럽 정상들도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사안의 심각성을 의식한 듯 미국을 직접 겨냥한 발언을 쏟아냈다.

프레드릭 라인펠트 스웨덴 총리는 "동맹 국가의 지도자를 도청한다는 것은 도저히 용인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맹비난했다.

마르크 뤼테 네덜란드 총리도 "메르켈의 휴대전화가 도청당했다는 보도가 사실이라면 매우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고, 엔리코 레타 이탈리아 총리도 이런 행태가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게 도무지 상상이 안 된다고 했다.

◇"폭로 또 폭로"…미국 보는 우방 '부글부글' = NSA의 도청의혹이 유럽에 집중되는 가운데 또 하나의 폭로가 이어졌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날 에드워드 스노든이 유출한 NSA 기밀문건을 토대로 NSA가 미국 정부 관료로부터 외국 지도자 35명의 연락처를 넘겨받아 이들의 전화통화를 엿들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실제 어느 나라 정상이 도청 대상이 됐는지 알려지지 않았지만 계속되는 메가톤급 폭로로 인해 파문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NSA 도청 대상에 오른 브라질과 멕시코 등은 성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앞서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은 NSA가 자신의 이메일과 전화통화 기록을 훔쳐보고, 브라질 국영에너지회사인 페트로브라스의 네트워크를 감시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맹비난하며 이달로 예정됐던 미국 국빈방문을 전격 취소했다.

전·현직 대통령의 통신이 감청당한 멕시코는 자체 수사는 물론 미국에도 수사로 진상을 가려낼 것을 주문하고 나섰다.

미겔 앙헬 오소리오 총 멕시코 내무장관은 지난 22일 "우리는 미국 정부에 해명을 요구하지 않았다. 수사를 요구했다"며 NSA 도청의혹 규명에 강경한 입장을 나타낸 바 있다.

NSA의 도청 의혹이 유럽에 집중되면서 EU-미국 간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마틴 슐츠 유럽의회 의장은 미국에 대해 유럽의 신뢰가 약해졌다는 것은 글로벌 경제의 거의 절반을 차지하는 EU와 미국의 FTA협상이 유예되야 함을 의미한다며 미국인들은 스스로 신뢰를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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