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4위 이동통신사인 '미국 T-모바일'이 가입자 확보와 신규시장 개척을 위해 '태블릿 데이터 평생 무료'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이는 이 회사가 의무 약정 제도를 폐지하고 해외 데이터 로밍을 무료로 하는 등 '파괴적 혁신'을 진행 중인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전세계 이동통신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미국 T-모바일은 23일(현지시간) 애플 아이패드, 구글 넥서스 7, 아마존 킨들 파이어 등 태블릿 컴퓨터 사용자들에게 월 200메가바이트(MB)의 고속 데이터 서비스를 평생 무료로 제공키로 했다고 밝혔다.
미국 T-모바일용 심(SIM) 카드를 구입해서 태블릿에 꽂기만 하면 무료 데이터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물론 태블릿이 이 회사 서비스를 지원해야 한다. 원하는 고객은 회사를 통해 태블릿을 할부로 살 수도 있다.
미국 T-모바일이 이처럼 '조건 없는 무료 서비스 제공'이라는 초강수를 둔 것은 태블릿 사용자들의 습관을 바꿀 수 있다는 기대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지금은 태블릿 사용자들이 LTE 등 이동통신망을 통한 데이터 서비스를 받는 비율은 그리 높지 않고, 대부분 와이파이 전용 모델을 쓴다.
이동통신망을 지원하는 태블릿 제품이 와이파이 전용 모델보다 대체로 약 100 달러(11만 원) 이상 비싼데다가, 자주 사용하지도 않는데 꼬박꼬박 이동통신 요금을 내야 하는 점을 사용자들이 부담스럽게 느끼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 T-모바일은 태블릿 사용자들이 일단 모바일 데이터 서비스에 익숙해지면 필요할 때마다 추가로 용량을 구입하는 사례가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단 이 회사 심 카드가 태블릿에 꽂혀 있으면 고객들이 유료든 무료든 이를 쓸 것이고, 편리함 때문에 결국 많은 고객이 유료로도 사용하리라는 계산이다.
미국 T-모바일은 이에 앞서 올해 3월 전세계 이동통신업계에서 표준 관행으로 굳어진 '2년 의무약정' 제도를 폐지하고, 이동전화기를 고객에게 할부로 판매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이 업체는 올해 7월부터 휴대전화기를 6개월마다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제도도 도입했다. 전화기를 자주 바꾸려는 고객들의 요구에 부응하겠다는 것이다. 또 이달 들어서는 100여개국에 대해 데이터·문자 로밍을 무료화했다. 또 '요금 폭탄'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국제로밍 음성통화 요금 상한제도 도입했다.
통신사의 전통적인 사업모델을 깨뜨리는 이런 노력으로 미국 T-모바일의 실적은 호전되고 있다.
이 업체의 후불 가입자 수는 올해 2분기에 68만8천명 늘었다. 이 회사의 후불 가입자가 늘어난 것은 4년만에 처음이다. 또 선불 가입자와 MVNO(가상이동통신망 사업자) 고객 등까지 합하면 자그마치 110만명이 늘었다.
메트로PCS를 인수하면서 가입자가 890만명 증가한 것까지 감안하면 2분기 말 기준 미국 T-모바일의 가입자 합계는 4천400만명이다. 이는 1년 전에 비해 자그마치 1천80만명 늘어난 것이다.
다만 가입자가 각각 1억명이 넘는 버라이즌 와이어리스나 AT&T와 격차가 아직 크고, 3위 업체인 스프린트와도 여전히 2천만명 이상 차이가 난다.
미국 T-모바일의 가입자 감소세가 4년만에 멈춘 데는 올해 4월 애플이 이 이통사에 아이폰을 공급하기 시작한 점도 큰 영향을 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