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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살아보고 결정하라!' 전세형 분양제...덥석 계약했다간 '낭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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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프터리빙 우리가 생각하는 전세가 아니다"

 

NOCUTBIZ
집 없는 서민들이 '2년만 살아보고 결정하라'라는 '전세형 아파트 분양'의 유혹에 노출돼 있다.

2년을 전세처럼 들어와 살다가 분양을 받기 싫으면 보증금을 돌려받고 나갈 수 있는 전세형 분양제 이른바 '애프터리빙'이 유행이다. 프리리빙제, 리스크프리, 저스트리브, 스마트리빙제, 신나는 전세 등 명칭은 다르지만 골자는 비슷하다.

분양금액의 20~30%, 주변 전세 시세보다 크게 낮은 보증금으로 일단 들어와 살아보고 2~3년 뒤 분양여부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건설사가 관리비도 대신 내주고, 분양면적에 따라 많게는 매월 100만 원 가량의 생활비까지 제공하는 곳도 있으며, 발레파킹, 요트클럽 이용, 헬스클럽 개인강습 무료 등 각종 편의 제공도 파격적이다.

건설사로서도 당장 비어있는 미분양아파트를 채울 수 있고, 계약금과 중도금 대출을 통해 한 채당 수억 원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다.

이처럼 입주자도 좋고 건설사도 좋은 것처럼 보이는 '전세형 분양제'에는 입주자의 눈에 잘 보이지 않는 함정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새누리당 김태원 의원이 인터넷과 건설사, 모델하우스 등 현장을 다니며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10월 현재 전국에 25개 아파트(3만 2,541가구)에서 애프터(프리)리빙 등 전세형 분양제 마켓팅을 활용해 입주자를 모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분양이 마무리 된 단지까지 합치면 전세형 분양제로 입주한 가구 수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전세형 분양제가 전세처럼 산다하지만 실제 계약방식은 임대가 아닌 분양계약이며, 건설사가 입주자 명의로 금융사에서 한 채에 수억 원의 중도금 대출을 받아 부족한 자금을 임시 융통하는 것이다.

김태원 의원은 "2년이 지난 뒤 입주자가 분양을 받지 않겠다고 하면 자금 여력이 부족한 건설사는 계약자의 돈을 돌려주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으며 계약기간 동안 건설사가 대납한 이자나 취득세 등을 다시 돌려준다거나 아파트의 감가상각(원상복구)이나 추가적인 위약금에 해당하는 금액을 요구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분양계약이라는 점을 모른 체 생애최초로 주택에 입주한 경우라면 향후 저리의 대출이자ㆍ취득세 면제 등 생애최초주택구입자금 대출을 받으려고 해도 자격이 상실되는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2011년부터 본격 도입되기 시작한 전세형 분양제, 2~3년이 지나고 만기가 도래하면서 피해자가 속속 발생하고 있다.

서울 영등포 당산동의 한 아파트 주민 60명은 지난 2011년 건설사가 2년 뒤 되팔아준다는 약속을 믿고 분양계약을 맺은뒤 지난 봄 건설사에 아파트를 되팔아 줄 것을 요구했지만 건설사는 아파트를 당장 되팔아주긴 어렵다며 발뺌을 하고 있다.

이유는 계약서에 '전매 신청에 대해 적극 협조한다'고 명시돼 있어 아파트를 되팔아줄 책임이 없다는 것이다.

애프터리빙은 최근 홈쇼핑에까지 등장했다. 전세 정도의 돈이 준비돼 있으면 그 돈으로 중대형 평형에 꿈을 실현시킬 수 있는 아파트라고 홍보하면서 정작 홈쇼핑 측은 일체의 법적책임은 사업자 측에 있으며 홈쇼핑측은 책임지지 않는단 문구를 슬그머니 덧붙였다.

상담 직원은 "4~6억 원이나 하는 아파트를 살아보지도 않고 사는 건 불합리하지 않냐. 나중에 마음에 들지 않으면 전세처럼 다른 집으로 가면된다"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중도금에 대한 대출이자와 나머지 비용을 건설사에서 내기 때문에 부담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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