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셰프코리아' 시즌2 우승자 최강록 씨 (채널올리브 제공)
보통사람이 주목받는 시대다. Mnet ‘슈퍼스타K2’의 우승자 허각은 환풍기 수리공이었고 SBS ‘K팝스타’시즌2의 주인공은 순수함이 돋보이는 몽골 선교사의 두 자녀 악동뮤지션이었다.
채널 올리브 ‘마스터쉐프코리아 시즌2’의 우승자 최강록 씨도 반찬가게를 운영하던 평범한 보통사람이었다. 대학에서 스페인어를 전공했지만 만화 ‘미스터초밥왕’을 보고 요리에 입문했다는 그는 신촌과 강남 수서에서 각각 스시집과 회전초밥집을, 잠실에서 일본식 반찬가게를 운영한 경험을 바탕으로 ‘마스터쉐프코리아’에 도전했다.
하지만 ‘준프로’급 경력에도 불구하고 방송초반에는 아무도 그를 우승후보로 생각하지 않았다. 자신이 만든 음식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특유의 느릿느릿한 말투와 음식 플레이팅에 서툰 모습 때문이었다. 김영준, 김태형, 윤리같은 훈남 지원자들과 이예진, 김경민, 왕옥방같은 강력한 우승후보들이 선전하는 가운데 최강록을 주목하는 이는 드물었다.
그러던 그가 어느 순간 강력한 우승후보로 떠올랐고 결국 3억원의 상금을 꿰찼다. 최근에는 자신의 이름을 내건 프로그램 ‘최강食록’까지 진행하는 방송인으로 거듭났다. ‘보통사람의 성공신화’에 최강록이라는 이름 석자를 오롯이 새긴 셈이다.
“원래는 라면도 제대로 끓이지 못했어요. 아르바이트를 하며 요리를 접했는데 그 때 ‘캘리포니아롤’을 보며 돈이 될 것 같아 24살에 처음으로 장사를 시작했죠. 그렇지만 장사가 녹록하지만은 않았어요. 동업을 하면서 불화를 겪었고 손님들은 쉐프의 손맛보다 경력을 따졌죠. 저는 요리에 보람을 느낀 적이 없었어요.”
‘마스터쉐프코리아’에 출연했을 당시, 최강록은 안팎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잠실의 반찬가게는 폐업했고 합숙 중 다니던 참치수입회사에서 잘리는 수모도 당했다. 그는 “합숙 중간에 폐업한 가게 기물 처리하고 빚 갚느라 고생 좀 했다. 그 와중에 잘렸다. (회사에서)조금만 더 기다려주면 좋았을텐데...참치 정말 맛있거든요”라고 웃어 보였다.
“‘마셰코’에 지원한건 현실에서 도망가기 위해서였어요. 상금도 많았고(웃음). 우승을 못해도 제 음식은 남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물론 쉬운 결정은 아니었어요. 남 앞에 나서 평가 받는 게 두려웠거든요. 그런데 프로그램 중반부로 가면서 심사위원들이 조금씩 저를 칭찬해주시기 시작했어요. 특히 김소희 쉐프가 ‘앞으로 그렇게만 만들어주세요’라고 칭찬하셨을 때 이렇게 하면 통한다는 자신감이 생겼죠.”
최강록은 ‘마셰코’를 통해 자신이 경영에 실패한 이유도 알게 됐다고 돌아봤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대중성이 없었어요. 입밖에 내고 싶지 않았지만 경영자로서 가게를 이끌어나갈 자격이 없었죠. ‘마셰코’를 통해서 손님들과 소통하는 요리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이런 적도 있어요. 처음에는 심사위원 세분들이 고퀄리티의 음식을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심사위원들이 ‘오만한 요리’라고 평가하셨거든요. ‘자뻑’했던거죠. 결국 ‘소통’이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는 요즘 ‘최강식록’에서 다양한 음식을 선보이며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 거창하고 화려한 요리는 아니다. 튀김메밀면, 카레와 튀긴채소간장절임, 우동 계란찜과 톳주먹밥 등의 레시피를 특유의 어눌한 레시피로 설명한다. 여성들이 즐겨찾는 온라인 카페 등에서는 훈남 쉐프로 각광받고 있다.
“어휴, 훈남이라뇨. ‘마셰코’ 출연했던 태형 씨를 보면 생각이 바뀔걸요. 저는 그냥 머리도 빠지고 배나온 아저씨인걸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최강록은 탤런트 이지아와 중학교 동창이다. 최강록 또래에게 서태지는 문화대통령 그 이상의 의미다. 그런 서태지와 세기의 결혼과 이혼을 겪은 동창 이지아에게 최강록이 만들어주고 싶은 음식은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