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입찰담합' 현대·삼성물산 등 11개사 임원 재판에(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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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러리 업체에 저급한 설계시킨 뒤 저가로 낙찰

영주댐 조감도. (자료사진)

 

4대강 살리기 사업 공사 입찰 과정에서 들러리 업체를 내세워 투찰가를 담합한 11개 건설사 전·현직 임직원들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다.

문제가 된 건설사는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대우건설, 대림산업, GS건설, SK건설, 포스코건설, 현대산업개발, 삼성중공업, 금호산업, 쌍용건설 등 11개 건설사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여환섭 부장검사)는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및 입찰방해죄 혐의로 현대건설 설평국(62) 전 토목환경사업본부장과 손문영(61) 전 토목환경사업본부 전무, 천윤철(58) 전 삼성물산 토목사업본부 국내토목사업부장, 한병하(57) 전 개발사업본부 임원, GS건설 박종인(58) 안전총괄 부사장, 이충우(55) 토목인프라 및 국내영업 부문장 등 6명은 구속기소하고 현대건설 김중겸(63) 전 대표이사 등 다른 건설업체 전현직 임직원 18명은 불구속기소했다고 24일 밝혔다.

대형 건설사 임원들이 담합혐의로 구속기소된 것은 지난 1998년 서해안 고속도로 등 정부 발주 토목공사 13건에서 입찰 담함을 한 혐의로 건설사 임원 9명이 구속기소 된 뒤 15년 만에 처음이다.

검찰조사결과 이들 건설사들은 들러리 건설사들이 완성도가 떨어지는 설계를 하도록 하고 투찰가격은 낙찰이 예정된 건설사들보다 조금 높은 가격에 써서 제출토록 해 경쟁 없이 공사를 낙찰 받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우선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대우건설, 대림산업, GS건설, SK건설 등 대형건설사 6곳은 2008년 12월 정부가 4대강 살리기 사업계획 수립에 착수한 직후부터 막후 협상을 통해 서로 공사 물량을 나눠가지기로 합의하고 일정한 공사 지분을 보장하는 방법으로 다른 건설사들까지 규합해 19개 건설사 모임을 결성했다.

이후 2009년 2~6월 발주된 4대강 16개 보 공사에서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등 6개 건설사가 각각 2개씩, 포스코건설과 현대산업개발이 각각 1개씩 나눠 8개 업체가 14개 공구를 배분했다.

공구를 배분한 8개 건설사들은 서로 들러리를 서주거나 중견 건설사를 들러리로 세우는 방법에 합의하고 들러리로 응찰한 건설사들은 낙찰이 예정된 건설사의 설계(A설계)보다 완성도가 떨어지는 속칭 'B설계'를 하고, 투찰가격은 낙찰이 예정된 건설사의 투찰가보다 수억 높은 수준에서 써서 제출하는 방식으로 가격조작을 통한 입찰 담합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들러리 건설사들은 B설계를 통해 낙찰 업체를 돕기 위해 수자원 분야 설계 경험과 능력이 없는 업체를 고용해 설계를 하도록 하고, 최종 인쇄돼 제본까지 완료한 설계도에서 곳곳에 종이를 오려 덧붙여 수정을 가하는 속칭 '따붙이기'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따붙이기'는 그 자체만으로 설계심사위원들에게 졸속 설계 인상을 주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금기시 되는데 경쟁사보다 설계 점수를 낮게 받기 위해 이를 악용한 것이다.

특히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GS건설은 낙동강 하구둑 배수문 증설공사에서,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은 영주다목적댐 공사에서, 대우건설과 삼성물산 SK건설은 보현산다목적댐 공사 등 2009~2010년 발주된 다른 4대강 살리기 사업 공사에서도 가격조작을 통해 입찰담합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입찰 담합을 주도한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등 6개 건설사들은 2007년 서울지하철 7호선 연장 공사 입찰 담합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던 중에도 4대강 살리기 공사에서 같은 수법으로 입찰 담합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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