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에서 4륜 구동 차량의 판매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아웃도어 레저활동이 늘면서 산악이나 모랫길 등 험로를 달리도록 고안된 정통 SUV의 성능에 대한 수요가 커진 결과로 풀이된다.
22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1∼12월)와 올해(1∼8월) 팔린 현대·기아차의 SUV 중 4륜 구동이 적용된 차의 비중이 모델에 따라 최고 21%포인트까지 치솟았다.
현대차[005380]의 투싼ix는 지난해 4륜 구동의 비중이 9.3%였으나 올해는 12.3%로 3.0%포인트 늘었고, 싼타페는 16.8%에서 23.3%로 6.5%포인트, 베라크루즈는 51.0%에서 72.2%로 21.2%포인트 상승했다.
기아차의 경우 스포티지R 가운데 4륜 구동의 비율이 지난해 8.6%에서 올해 12.3%로 3.7%포인트 올랐고, 쏘렌토R은 16.6%에서 29.0%로 12.4%포인트 상승했다.
모하비는 지난해와 올해 모두 91.3%로 변동이 없었지만 워낙 비율이 높아 팔린 차의 대부분이 4륜 구동 차량이었다.
눈에 띄는 점은 비싼 차량일수록 4륜 구동을 채택한 고객이 더 많다는 점이다.
4륜 구동 차량은 차 가격도 평균 200만원가량 비싼 데다 2륜 구동 차량에 비해 연비가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네 바퀴에 모두 힘이 분배되다 보니 접지력이 우수하고 주행능력이 좋다. 오르막길을 기어오르는 힘이 좋고, 굽은 길도 좀 더 안정적으로 달릴 수 있다.
특히 접지력이 강해 눈길이나 빗길, 진흙길 등 노면이 미끄러운 길에서 훨씬 안정적인 주행능력을 보인다.
현대차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취향과 요구가 한층 다양해지고 고급화하면서 정통 SUV다운 주행 안정성과 험로 주행능력을 가진 4륜 구동 SUV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모하비는 현대·기아차가 생산하는 SUV 중 유일하게 프레임(뼈대) 방식을 채용해 SUV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인기가 높다. 프레임 방식은 무게가 무겁고 비싼 대신 차체 강성이 높아 비포장 도로를 달려도 차체의 뒤틀림이 적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관계자는 "모하비는 워낙 SUV 마니아들이 찾는 차여서 4륜 구동의 판매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