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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다저스 우승에 얼마나 기여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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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없었으면 어쩔 뻔했니?' 올 시즌 13승7패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며 LA 다저스 우승에 힘을 보탠 류현진.(사진=게티이미지)

 

LA 다저스가 4년 만에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 정상에 복귀했다. 한때 1위 애리조나와 9.5경기 차 꼴찌에서 이뤄낸 값진 역전 우승이다.

다저스는 20일(한국 시각) 애리조나 원정에서 7-6 역전승을 거두며 남은 9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정규리그 지구 우승을 확정지었다. 지난 6월 22일 30승42패 꼴찌에서 이후 8월 10일까지 46승10패 승률 8할2푼1리의 기록적인 승률로 뒤집기에 성공했다.

류현진(26)으로서도 첫 정규리그 우승이다. 한화에서 7시즌을 뛰는 동안 류현진은 2006년 데뷔해 2위, 이듬해 3위를 차지했고 이후로는 모두 팀이 하위권을 맴돌았다.

다저스의 우승에 류현진의 공로도 빼놓을 수 없다. 신인으로서 팀이 어려운 시기에 굳건히 선발 로테이션을 지켜줬기 때문이다. 과연 류현진은 다저스 우승에 얼마나 보탬이 됐을까?

▲선발진 붕괴 4, 5월 6승2패 역투

류현진의 올해 13승7패 평균자책점(ERA) 3.03에 181이닝을 소화했다. 신인임에도 팀 내 다승 3위, 이닝 2위의 성적을 내고 있다.

특히 이닝에서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14승9패, 223이닝)에는 못 미치지만 2선발 잭 그레인키(15승3패, 166⅔이닝)보다 많다. 그만큼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는 뜻이다.

무엇보다 다저스가 주축들의 줄부상으로 신음할 때 가치가 빛났다. 다저스는 시즌 전만 해도 선발 자원이 넘쳐 고민이었다. 그러나 정작 리그가 시작되자 선발이 부족해 고민이 쌓였다.

조시 베켓과 채드 빌링슬리, 테드 릴리 등이 잇따라 부상과 부진으로 낙마했다. 류현진과 선발진 경쟁을 했던 이들의 성적은 고작 15경기 1승 7패다. 베켓이 5패, 릴리가 2패, 빌링슬리가 겨우 1승을 한 뒤 부상으로 시즌 아웃됐다. 맷 매질이 나서기도 했지만 6경기 2패만을 안았다.

무엇보다 류현진은 다저스가 힘들었던 시즌 초반 힘을 냈다. 4월과 5월 잇따라 3승1패씩, 6승2패를 거뒀다. 이때 다저스는 그레인키도 벤치 클리어링 때 입은 골절상으로 4월 중순부터 한 달 넘게 로테이션을 걸렀다. 류현진이 없었다면 다저스는 어쩌면 선두권으로 치고 나설 발판조차 마련하지 못했을지도 모르는 이유다.

▲올해 등판시 다저스 승률 6할4푼3리

6월 ERA 2.70에도 승운이 따르지 않아 1패만 안았지만 7월 3승, 8월 4승2패로 다저스 상승세에 힘을 보탰다. 사실상 우승이 확정된 9월 허리 통증 등으로 2패를 안았을 뿐이다. 어려울 때 버텨주고 잘 나갈 때 힘을 줬던 셈이다.

단순히 산술적으로 계산해도 류현진의 존재는 빼놓을 수 없다. 류현진의 승패는 13승7패, 다저스가 거둔 88승 65패에서 빼면 75승58패가 된다. 지구 2위 애리조나가 77승75패인 점을 감안하면 아직 우승이 결정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앞서 언급한 류현진의 대체 자원들이 거둔 1승7패를 더하면 고작 76승65패가 된다. 류현진은 이들 3명과 비교해 패배는 같지만 승수에서는 12승이나 앞서는 셈이다.

또 류현진이 올 시즌 등판한 28경기에서 다저스는 18승10패를 거뒀다. 사실상 지구 우승이 결정된 뒤인 8월 중순부터 5경기(1승4패)를 빼면 17승6패다.

여기에 단순히 마운드 위에서뿐만 아니라 클럽하우스와 더그아웃에서 활기찬 분위기를 만드는 데 일조한 부분도 간과할 수 없다. 돈 매팅리 감독을 비롯해 후안 유리베 등 동료들도 "류현진이 항상 웃으면서 선수들과 즐겁게 지내는 것이 장점"이라고 꼽을 정도다.

이러한 공로로 다저스만 20년 넘게 담당한 메이저리그 홈페이지(MLB.COM)의 켄 거닉 기자는 "만약 다저스에서 신인왕을 뽑으라면 야시엘 푸이그보다 류현진을 뽑겠다"고 인정하고 있다.

이제 남은 것은 포스트시즌이다. 류현진이 정규리그에서 해온 만큼 다저스의 챔피언십과 월드시리즈 우승에도 힘을 보탤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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