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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장에 이어 검찰총장까지 임기중 줄줄이 낙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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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초유의 검찰총장 감찰', 청와대의 지시없이는 불가능

채동욱 검찰총장. 송은석 기자/자료사진

 

양건 감사원장에 이어 채동욱 검찰총장까지 임기를 남기고 중도 사퇴했다.

사퇴의 이유는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혼외 아들' 논란이 제기된 채동욱 검찰총장에 대해 전격 감찰 착수사실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법무부가 현직 검찰총장에 대해 감찰에 착수한 건 사상 초유의 일이다. 검찰내부에서는 이를 사실상 나가라는 공식 통보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

채동욱 검찰총장은 '혼외자' 논란이 일었지만 사실 이 문제보다는 지난해 대선에서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하고 재판과정에서도 국정원의 댓글작업을 '신 메카시즘'으로 몰아붙이면서 청와대와 새누리당 국정원 등으로부터 눈엣 가시같은 존재가 되었다.

그래서 고위공직자의 도덕성 논란이라는 의외의 돌발카드를 꺼내 임기 2년의 검찰총장을 취임 5개월 만에 날려버린 것이다.

양건 전 감사원장. 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양건 전 감사원장도 비슷한 케이스다.

양건 감사원장은 지난 2011년 3월 전임 이명박 정부에서 임명돼 2015년 3월까지 1년 7개월의 임기를 남겨두고 있었지만 공석중인 후임 감사위원 임명을 두고 청와대와 논란을 벌이다 낙마했다.

감사원장이나 검찰총장이나 임기가 보장된 사정기관의 수장들이지만 임기를 한 참이나 남겨둔 상태에서 줄줄이 낙마한 것이다.

청와대는 감사원장이나 검찰총장의 낙마에 "관계없다"는 해명을 하지만 이를 믿는 사람은 없는 듯 하다.

대통령이 임명권을 가진 감사원장과 검찰총장이 임명권자의 의중이 아닌데 중도에 그만 둘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채동욱 검찰총장은 최근 가까운 지인에게 "임명권자인 대통령이 나가라면 나가겠지만 허위사실을 근거로 흔드는 행위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맞서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법무부 장관이 사상 검찰총장에 대해 법무부 감찰관을 시켜 감찰하라고 지시하는 방식으로 검찰총장에게 사퇴를 압박한 방식을 두고도 논란이 일고 있다.

법조계의 한 중진인사는 "정말 모욕적인 행위"라면서 "임명권자인 대통령의 이름으로 그만두라고 하던지 당당하게 해야지 치사한 방법을 동원했다"라고 평가했다.

채동욱 검찰총장의 법무부의 공개 감찰발표 직후 30여분만에 사퇴의 변을 밝히고 검찰총장에서 물러났다.

청문회 당시 야당 청문위원으로부터 "파도파도 미담만 나온다"는 평가를 받아 '파도미'라는 별명을 얻었던 채동욱 검찰총장이 취임 5개월만에 중도낙마하면서 검찰은 또 한 차례 홍역을 치를 전망이다.

법조계에서는 채동욱 총장의 낙마로 검찰의 독립은 요원해졌고 이명박 정부 때처럼 권력의 말을 잘듣는 신세로 전락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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