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은 안 돼!' LG는 지난주 선두 삼성을 제칠 기회를 수 차례 잡았지만 그때마다 아쉽게 지면서 18년 만의 8월 정규리그 1위 등극의 호기를 놓쳤다. 사진은 지난 14일 LG전에서 삼성 박석민이 홈런을 친 뒤 기뻐하는 모습.(자료사진=삼성 라이온즈)
잡힐 듯 잡힐 듯 잡히지 않는다. 네가 지면 나도 진고, 내가 이기면 너도 이긴다. 2위 LG의 감질나는 1위 삼성 뛰어넘기다.
LG는 지난주 수 차례나 선두에 오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번번이 찬스를 놓치면서 1위 등극이 수포로 돌아갔다.
과연 LG는 삼성을 넘을 수 있을 것인가. 2년 연속 우승팀 삼성은 정말 난공불락의 팀인가.
▲LG 킬러 유창식에 1위 도약 좌절
지난 12일 6연전에 앞서 LG는 삼성과 불과 1경기 차였다. 앞선 주였던 지난 5일 3경기 차에서 많이 좁혔다.
일단 주초 2연전 맞대결 첫 경기에서 홈런 3방을 몰아치며 16-9로 대승하면서 승차까지 없앴다. 승률에서 뒤진 2위에서 1경기만 이기면 당당히 1위로 올라설 수 있었다. 하지만 다음 날 삼성은 홈런 2방으로 응수하며 9-2로 승리, 자존심을 지켰다.
LG의 기회는 또 있었다. 삼성과 1승1패한 이후 상대가 최하위 한화였다. LG가 8승1패 압도적 우위를 보인 천적이었다. 일단 LG는 15일 한화를 6-4로 제압하고 삼성이 NC에 2-4로 덜미를 잡히면서 다시 승차 없는 2위가 됐다.
그러나 16일 한화에 1-2로 일격을 당했다. 하필이면 이날 5이닝 1실점 호투한 상대 선발이 통산 10승 중 6승째를 LG전에서 따낸 유창식이었다. 삼성은 이날도 NC에 졌기에 LG로서는 땅을 칠 수밖에 없었다.
▲KIA전, 뼈아픈 대역전패로 또 다시 분루가장 뼈아픈 것은 18일 군산 KIA전이었다. 전날 나란히 이긴 1, 2위 간격이 그대로인 상황에서 LG는 다시 선두 도약의 기회를 잡았다. LG는 KIA에 8회초까지 4-2로 앞서 있었다.
더욱이 삼성은 먼저 포항 홈에서 넥센에 4-5로 진 상황이었다. 8, 9회만 막으면 지난 1997년 7월 16일 이후 16년 만에 1위에 오를 순간이었다. 8월 1위는 1995년 이후 무려 18년 만이었다.
하지만 LG의 비원은 끝내 이뤄지지 않았다. 거짓말처럼 8회말에만 대거 5점을 내주며 무너졌다. 그동안 잘 버텨줬던 베테랑 불펜들이 흔들리면서 충격이 더 컸다.
4-7, 통한의 대역전패에 1위 등극의 꿈도 산산이 흩어졌다. 먼저 넥센에 지며 초조하게 군산 경기 결과를 지켜보던 삼성으로서는 가슴을 쓸어내렸던 순간이었다.
▲10년 설움 털 1위 도약, 이번에는 해낼까
'사력을 다했는데...' LG는 특히 18일 KIA전에서 7회까지 4-2로 앞서고도 8회말 대거 5실점하며 4-7 대역전패를 당해 선두 도약을 위한 절호의 기회를 뼈아프게 놓쳤다. 사진은 18일 LG 정성훈이 2루에서 포스 아웃되는 모습.(군산=KIA 타이거즈)
사실 LG에게 1위가 주는 의미는 묵직하다. 그동안의 설움을 한번에 날리고 부활을 알릴 상징적인 신호이기 때문이다.
90년과 94년 우승으로 90년대 신바람 야구로 그룹 명까지 바뀌게 했던 LG 야구는 그동안 기나긴 암흑기에 빠졌다. 2002년 한국시리즈 준우승 이후 10년 동안 가을야구에서 소외됐다.
강산도 변한다는 세월 속에 재계 라이벌 삼성은 최근 2년 동안을 비롯, 5번이나 정상에 올랐다. 2002년 LG의 우승을 막은 것도 삼성이었다. 그런 삼성을 제치고 1위에 오른다는 것은 LG로서는 대단한 의미가 아닐 수 없다.
더욱이 최근 휴대전화 등 가전업계에서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삼성을 따라잡기 위해 나선 LG로서는 더 절실한 상황이다. 주목도가 높은 최고 스포츠 야구에서 삼성에 앞선다는 것은 야구 팬들은 물론 일반인들에게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일단 지난주 LG의 1위 도전은 아쉽게 무산이 됐다. 이번 주 LG는 8개 팀 중 유일하게 상대 전적에서 뒤지는 넥센과 주초, 최근 상승세의 SK와 주중 2연전을 치른다. 삼성도 SK와 그에 못지 않는 두산을 만난다. LG가 지난주 3승3패 제자리걸음했지만 삼성은 2승4패로 더 나빴다. 기회는 충분하다는 뜻이다.
과연 이번 주 LG의 1위 재도전이 성공을 맺을지, 삼성의 수성이 이어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