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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번째 수요집회, ''위안부 할머니들의 희망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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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4-03-18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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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회 수요시위 현장

 


6백번 째 수요집회가 열렸던 어제 서울에는 봄가뭄을 달래주는 비가 내렸다.

오늘도 위안부 할머니들은 노란색 조끼를 입고 일본대사관 앞에 모여들었다. 할머니들은 쌀쌀한 날씨 속에 옷깃을 여몄지만 마음만은 춥지 않았다.

지난 92년 미야자와 기이치 일본 총리의 방한을 앞두고 강제연행 인정과 손해배상 등 6개항을 요구하며 시작된 수요집회.

13년을 훌쩍 넘겨 계속되는 동안 할머니들 주변에는 따스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꽤 늘었다. 어제 집회에는 시민단체 회원은 물론 학생과 일반시민 등 3백여명이 함께 했다.

손수 노래를 지어 할머니들에게 선물한 일본인들도 집회의 의미를 더했다.

일본인과 재일한국인의 모임인 <오키나와 평화회>의 회원인 이들은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해 만든 <별모래에게>라는 노래를 숨죽여 부르며 눈물 흘렸다. 매주 수요집회에 참가하고 있다는 일본인 회사원 고노 다이스케씨는 일본 정부를 대신해 할머니들에게 머리 숙여 사과했다.

이제 수요집회는 세계 평화운동의 상징이 됐다.

이번 집회는 미국 뉴욕과 독일 베를린, 스페인 바르셀로나 등 8개 나라에서 현지 여성 평화 인권단체들의 주최로 동시에 열려 인류애의 가치를 북돋웠다.

그러나 갈 길은 아직 멀기만 하다.

아직까지 할머니들이 할 수 있는 것은 ''공개사과''라고 적힌 빨간 종이를 일본대사관 앞에서 흔드는 것 뿐이다.

일본 정부의 공식적인 사과와 보상은 미뤄진 채 역사왜곡은 계속되고 있다. 한국정부의 미온적인 대응도 할머니들의 마음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대구에서 올라온 76살 이용수 할머니는 명예회복 싸움 십년에 검은 머리가 다 셌지만 이뤄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원통해 했다. 84살 김순덕 할머니는 그래서 다음주 수요일에도 이 자리에 다시 모일 것이라고 말했다.

6년 째 시위에 참가하고 있다는 한 고등학생은 언제까지 수요집회가 계속돼야 하냐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6백회 수요집회는 그래도 다행히 의미있는 성과를 얻었다.

6천 명이 넘는 시민들이 일본 정부에 항의하는 인터넷 서명운동을 펼친 끝에 결국 일본대사관은 어제 할머니들의 항의서한을 처음으로 받아들였다. 6백번 집회가 계속되는 동안 굳게 닫혀 있던 일본 대사관의 문틈으로 마침내 햇살이 스며든 것이다.

봄 기운에 새싹이 움터오듯, 이제 한 걸음을 내딛은 할머니들의 고단한 싸움에 끊임없는 애정과 관심으로 힘을 보태야겠다.

기자의 창 정태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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