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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8 대 1' 최고 경쟁률…9급 공무원시험 직접 치러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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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와 형사소송법은 어려웠고 결시생도 많아

9급 공무원 한 응시생들이 27일 서울 광진중학교에 마련된 고사장에서 시험장을 확인하고 있다.

 

27일 토요일 이른 아침 사상 최대 경쟁률(74.8대 1)의 공무원 시험을 치르기 위해 숙소를 나섰다. 서울 자양동에 위치한 광진중학교 교문 앞에 왠 할머니 두 분이 서계신다. 교문으로 들어서자 부채와 공책을 나눠주며 좋은 결과가 있길 바란다고 말한다. 부채와 공책을 자세히 보니 학원홍보 판촉물이다.

바로 이날 치러진 9급 공채경쟁 필기시험 행정직, 마약수사직 응시자들에게 학원을 홍보하기 위해 아침부터 교문 앞에 있는 것이다.

교문을 지나 본관 입구로 들어서자 응시자들은 자신의 해당 시험실을 확인하고 있었다. 아직 시험실 안으로 들어가지도 않았지만 긴장한 기색이 역력해보였다.

7시 30분 시험실이 개방되고 응시자들이 천천히 입실하기 시작했다. 응시자들은 편안한 옷차림이였고 남자 응시자들 중에는 모자를 눌러쓰고 온 사람들도 많이 볼 수 있었다.

시험 시작 1시간 30분 전쯤 학교로 들어서서 시험실 앞에서 응시자 좌석표를 확인하고, 시험실로 들어갔다.

시험실 안에 있는 응시자들은 교실에서 조용히 공부를 하거나 휴대폰으로 음악을 듣거나 잠을 자는 응시자들도 있었다. 복도로 나와 혼자서 공부하는 응시자들도 있었다. 다들 공부하는 방법은 달라도 시험 합격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똑같았다.

오전 9시가 되자 감독관 두 명이 시험실로 들어섰다. 시험 유의사항을 칠판에 적는 감독관의 모습에 응시생들도 시험이 코 앞에 온 것을 실감한 듯 보였다. 이후 “수험생 여러분은 해당 시험실로 입실해주시길 바랍니다” 라는 안내방송이 나왔다. 시험을 보는 도중에 화장실을 갈 수가 없으므로 응시자들은 시험을 시작하기 전 화장실로 향했다. 화장실에서도 응시자들의 긴장한 모습은 계속되었다.

시험실에서는 9시 30분부터 답안지 작성요령, 응시자 유의사항을 알리는 안내방송이 흘러나왔다. 어느 시험이든 지각을 하는 사람은 있기 마련인지라 시험을 코 앞에 두고 입실을 하는 응시생들도 있었다. 또 아이러니하게도 기자가 본 시험실에서는 응시생보다 결시생이 더 많았다. 여기저기 비어있는 응시자 좌석에도 감독관들이 시험지와 답안지를 놓고 있었다.

오전 10시 시험이 시작되었고, 오늘을 위해 노력해온 응시자들은 10시부터 11시 40분까지 100분이란 시간에 집중하고 있었다. 시험이 끝나고 감독관의 시험지 회수가 있었다. 오늘 시험을 위해서 긴 시간 고생했을 응시자들은 후련하기도 하고 아쉽기도 한 시원섭섭한 표정을 지으며 퇴실했다.

11시 40분을 조금 넘긴 시간은 아침에 시험 시작 전과 다르게 시끄러워졌다. 응시자들은 시험이 끝나서 지인들에게 전화를 해 시험에 대한 얘기도 하고, 같이 시험을 보러 온 친구와 얘기를 하며 걸어가기도 했다.

본 기자가 응시한 마약수사직은 응시자 30명 가운데 절반 정도인 16명이 결시를 했고, 국어와 한국사는 쉬웠지만 형사소송법은 어려웠다.

오늘 시험에서 우정사업본부 행정직 시험을 치룬 40대 후반의 한 응시자는 “난이도는 크게 어렵지 않았다. 그러나 선택과목에서 조금 시간이 모자라기도 했다.” 며 시험 후기를 말했다.

선거관리위원회 행정직 시험을 본 32살 김모씨(주부, 서울 화곡동)는 “31명 응시자 중에서 9명이 결시를 했고, 영어와 국사과목이 어려웠고 상대적으로 공직선거법 과목은 쉽게 출제됐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올해는 출제경향을 파악하기 위해 시험 삼아 본 것이고, 내년에는 본격적인 준비를 거쳐 다시 한번 도전 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오늘 치러진 9급 공무원 필기시험은 2700여명을 선발하는 데 반에 20만 4천여 명이 응시원서를 내면서 74.8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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