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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코패스, 남 처지 느낄지 말지 맘대로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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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악한 범죄를 저지르는 반사회적 인격장애자들에게 남의 처지가 돼서 느껴 보는 감정이입(感情移入) 능력이 없는 것은 아니며 이들은 스위치를 켜고 끄듯 그런 능력이 있는 상태와 없는 상태를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다는 최신 연구가 나왔다고 BBC 뉴스가 25일 보도했다.

네덜란드 흐로닝언대학 과학자들은 실험실 연구를 통해 이런 사람들이 감정이입 상태를 선택했을 때만 고통과 관련된 뇌 영역이 작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적절한 훈련으로 이들의 감정이입 스위치를 활성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뇌(Brain) 저널에 발표했다.

감정이입은 하루하루의 상황에 적절히 대응하기 위해서 필수적인 사회적 능력인데 사이코패스 특성을 가진 범죄자들은 피해자를 비롯한 남의 처지에서 생각하는 능력이 결핍돼 있으며 그렇지 않은 범죄자들에 비해 재범률이 높다.

이런 성격의 소유자들은 겉보기에 매력적이지만 병적인 거짓말 습관이 있고 뉘우치는 능력도 떨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연구진은 사이코패스 범죄자들에게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해치는 비디오를 보여주고 피해자의 처지에서 느껴 보도록 지시한 뒤 이들의 감정이입 관련 영역인 `거울 시스템'을 관찰했다.

관찰 결과 이 영역은 지시를 받을 때만 활성화되고 지시가 없을 때는 활동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거울 시스템은 우리가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을 관찰하고 이를 따라 할 때 활성화하는 뇌의 거울신경을 가리키며 감정이입 능력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이 연구 결과는 사이코패스 범죄자들에 대한 일반인의 시각을 바꿔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보통 스스로 느끼는 감정도 없고 따라서 남의 감정을 느낄 능력도 없는 냉담한 인간으로 여겨지지만 실제로는 이들에게 감정이입 능력이 없는 것이 아니라 이런 상태를 선택하는 것이며 따라서 평상시에는 감정이입 능력이 없는 상태로 보인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들이 최소한 특정 조건에서라도 감정이입 상태로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은 치료의 여지가 있음을 보여주는 긍정적인 측면이라면서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이들에게 감정이입 능력이 전혀 없다면 이들이 정상적으로 도덕성을 발달시키기가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갖고 있는 자동적인 감정이입 능력을 사이코패스들이 자의로 선택하는 이유는 아직 알 수 없으며 이들이 특정한 신경 반응을 보일 수 있다 해서 이들이 일반인과 같은 감정이입을 경험하고 있다고 단정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들은 분명 같은 반응을 보일 수 있지만 그것도 노력을 해야만 가능하다. 아무런 지시도 없는 상황에서는 그런 반응이 나오지 않는다. 이들에게 감정이입 능력이 있다 해서 이들이 이런 능력을 사용하고 있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사이코패스 범죄자는 분명 일반인과 다르다. 궁극적인 문제는 이들이 자동으로 감정이입을 선택하도록 하는 치료적 개입 방식을 개발할 수 있는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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