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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뉴스]"'국정원 촛불집회' 왜 꺼지지 않고 확산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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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국정조사' 제대로 안 될 경우 "촛불집회 더 커질 수도"

 

뉴스의 속사정이 궁금하다. 뉴스의 행간을 속 시원히 짚어 줍니다. [Why 뉴스]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들을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지난달 말부터 시작된 '국정원 선거개입 규탄 범국민 촛불집회'가 한 달째 전국에서 이어지고 있다.

금요일인 지난 19일 저녁7시 서울시청앞 과장에서 '국정원 대선개입규탄 민주주의수호 촛불문화제'가 열린데 이어서 부산과 경남 대전 등 전국 곳곳에서 '국정원 촛불집회'가 열렸다.

그래서 오늘 (Why뉴스)에서는 "국정원 선거개입 규탄 촛불집회' 왜 꺼지지 않고 확산되나?"라는 주제로 그 속사정을 알아보고자 한다.

지난 19일 저녁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촛불집회 모습

 

▶촛불집회 현장에 가봤나?

= 지난 19일 저녁 서울시청 앞 광장에 가봤다. 저녁 7시면 어둡기 전이어서 촛불이 많지는 않았지만 참석시민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었다. 어둠이 깔린 8시가 지나자 3~4천여 명의(집회측 추산 5천명, 경찰추산 1,500여명) 시민들이 모였다. 촛불이 켜졌고 문화제라는 이름에 맞게 가수들의 노래공연이 이어지기도 했다.

경남 창원에서도 촛불집회가 열렸다. '국정원 대선개입과 정치개입 심판, 민주수호 경남비상시국회의'는 19일 저녁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대선개입 국정원 심판, 민주주의 수호 경남촛불문화제”를 열었다.

주말 저녁에도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을 규탄하기 위한 촛불은 꺼지지 않았다. 토요일인 20일 부산에서는 3천여 명의 시민들이 촛불집회를 열었고 대전역 광장에서도 집회가 이어졌으며, 서울에서는 20일 민주주의 지킴이 대학생 실천단의 주최로 광화문 동아일보사 앞에서 '서울시민 촛불대회'가 20일 열린데 이어 21일에도 같은 장소에서 국정원의 정치개입을 규탄하는 촛불집회가 열렸다.

집회장에서 느낀 점은 젊은 대학생들보다는 장년층이 많다는 것과 문화제 형식이어서 그런지 자유스럽다는 것이었다. 1987년 6월항쟁 당시에는 주로 젊은 대학생들이 앞장사고 넥타이부대로 불리던 청장년층들이 동조하는 형식이었는데 국정원 선거개입 규탄 범국민 촛불집회는 청장년층들이 주도하는 그런 모양새였다.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는 "전국의 촛불집회에 가보면 참석자들이 장년층이 많다는 것과 가족단위가 많다는 것이 특징"이라고 전했다.

경찰이 서울시청 주변 곳곳에 배치돼 있었지만 집회 장소는 자유로웠고 외국인들도 집회에 참석하거나 사진을 찍거나 하는 모습들이 곳곳에서 눈에 띠었다. 교복을 입은 중고생들도 눈에 띠었다.

한편 대한민국어버이연합 등 보수 성향 시민단체 회원 100여명이 촛불집회 장소 근처에서 맞불집회를 열었는데 한 연사가 민주통합당을 종북세력이라며 민주통합당 해체와 문재인 의원의 정계은퇴를 주장하기도 했다.

지난 6월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참여연대, 민주노총, 환경운동연합 등 209개 이상의 시민사회종교단체 주최로 열린 국정원 규탄 촛불집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윤성호기자/자료사진

 

▶촛불집회가 열린지 꽤 된 것 같은데?

= 시국회의가 결성 된 뒤 6월 28일 첫 촛불집회가 열렸으니까 전국의 확산된지 한 달이 됐다. 물론 그 이전에도 한대련을 중심으로 촛불집회가 열리기도 했다.

209개 시민사회단체가 6월 27일 긴급 시국회의를 결성했는데 시국회의의 이름이 <국정원 대선개입과="" 정치개입="" 진상="" 및="" 축소은폐="" 규명을="" 위한="" 시민사회단체="" 긴급="" 시국회의="">로 꽤 길다.

긴급 시국회의는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민주노총, 한국진보연대, 천주교인권위원회, 한국대학생연합, 한국청년연대, 전국대학민주동문협의회,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등 209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시국회의는 전국단위로 결성됐고 지역에는 지역별로 구성돼 있다. 촛불집회는 시국회의 주도로 열리는데 지역별로는 매일 열리는 곳도 있고 금요일 저녁이나 토요일에 대규모 집회를 열기도 한다.

한국전쟁 종전일인 오는 27일에는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10만 명이 참석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 계획이라고 한다.

<나는 꼼수다="">를 진행했던 김용민 < 국민TV > PD는 "다음 주에 10만 명이 모인다면 인터넷 팟캐스트 방송 < 나는 꼼수다 > 시즌2를 다시 시작하겠다"는 약속을 하기도 했다.

지난 19일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촛불집회 풍경

 

▶무더위나 장마에도 촛불집회가 꺼지지 않는 이유는?

= 집회 장소에 가본 이유가 촛불집회의 동력이 떨어질 것 같은데 떨어지지 않고 전국적으로 계속되는 이유가 궁금해서였다.

정확한 해답을 찾은 것은 아니지만 참석자들의 연령대나 발언 이런걸 보면서 일시적인 집회가 아니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다. 촛불이 쉽게 꺼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하게 하는 것이다.

백일된 아기를 데리고 집회에 참석한 30대 부부는 "백일된 아기를 데리고 집회에 참석하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아이의 미래를 위해 참석했다"고 말했고 40대의 한 참석자는 "촛불집회 소식이 TV방송이나 언론에 제대로 보도되지 않아 현장을 보고 싶어 참석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촛불집회 단골연사 중 한사람이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는 "국정원 국정조사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제대로 된 국정조사를 촉구하는 집회가 이어질 것이고 국정조사가 흐지부지 될 경우에는 더 큰 규모의 집회가 열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희숙 청년연대 대표는 "이번 국기문란사건의 진상이 밝혀지고 책임자가 처벌될 때까지 촛불은 꺼지지 않는다"며 "국민들이 민주주의와 나라를 끝까지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촛불이 쉽게 꺼지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 그렇지만 촛불관련 소식을 언론보도에서 접하기가 쉽지 않은데?

= 촛불이 꺼지지 않는 이유 중 하나가 TV방송이나 주요 신문들이 제대로 보도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언급한대로 지난 19일과 20일, 21일 서울시청 앞 광장과 동아일보사 앞에서 촛불집회가 이어졌지만 KBS와 MBC, SBS 공중파 3사 중 보도한 곳은 19일 SBS 단 한차례뿐이었다는 보도가 나올 정도다.

지난 13일에 서울광장에서 열린 '국정원에 납치된 민주주의를 찾습니다' 촛불집회에는 시민 2만여 명(주최 측 추산)이 참석했지만 공중파TV들은 이를 외면했다.

집회장에서 만난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방송사에서 현장 취재는 많이 나오는데 보도가 안 된다"라고 말했다.

19일 촛불문화제 사회를 본 천주교인권위원회 김덕진 사무국장은 "언제까지 언론이 보도를 안하는지 지켜보자"며 기자들을 무대 위로 불러 포토타임을 가지기도 했다. 김 사무국장은 "공중파에서 촛불 시위를 보도하지 않지만 '오마이 TV'와 '팩트TV에서 가 유투브 생중계로 전 세계에 보도 중"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집회 연사들도 언론 보도 문제를 비판했는데 한국청년연대 윤희숙 대표(시국회의 공동대표)는 "수만 명이 이렇게 모여도 텔레비전에서 볼 수 없는데, 이게 정상 국가이냐"고 지적했다.

방송의 공영성을 지지하는 소장학자와 법조인, 언론인들로 구성된 방송독립포럼은 16일 논평에서 "지상파 방송 3사와 종합편성채널 등이 국정원 불법 선거 개입에 대한 대학교수. 대학생. 시민단체의 시국선언과 집회. 시위 등을 보도하지 않는 건 5공화국 '보도지침 언론'을 연상케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촛불집회 소식은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 SNS에서 쉽게 접할 수 있지만 방송이나 신문지상에서는 찾아보기가 힘든 상황이다.

▶촛불집회에서 구체적으로 요구하는 건 뭐냐?

= 한마디로 '국가정보원의 대선개입과 정치개입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로 정리 할 수 있을 것이다.

19일 집회에서 보니 참석들이 들고 있는 손 피켓에는 '남재준 국정원장을 즉각 해임하라'거나 '철저한 국정조사 즉각 실시하라', '박근혜가 책임져라'는 등의 내용이 많았다.

'시국회의'는 지난달 27일 시국선언 결의문을 발표했는데 요구사항이 두 가지였다.

"첫째, 이름뿐인 국정조사가 아니라, 국가정보원의 정치개입 및 선거개입의 전모와 경찰의 축소은폐 전모를 규명하는 제대로 된 국정조사를 실시하라.

둘째, 검찰이 기소하지 않은 국가정보원 정치개입 및 선거개입 공범자, 경찰과 국정원을 비롯한 축소은폐 공범자도 처벌하고 정치개입 근절을 위해 국정원을 전면 개혁하라." 는
것이었다.

집회장 일각에서는 '박정희는 군사쿠데타 박근혜는 선거쿠데타', 라거나 '국가권력이 개입한 불법조작선거 원천무효', 등의 현수막이 등장하기도 했지만 핵심은 국가정보원의 대선개입과 정치개입 의혹에 대한 진상을 제대로 밝히고 재발방지를 위해 국정원을 개혁하라는 것이다.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는 "제19대(2017년) 대통령 선거만 제대로 할 수 있다면 4년 6개월을 참지 못하겠나? 라고 강연한다"면서 "정부. 여당이 다른 이슈들로 국정원 사태를 가리려고 하지만 국민들이 속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민 PD는 "저들은 우리에게 선거에 불복하느냐고 시비 걸었지만, 우리가 언제 선거에 불복했느냐. 부정선거인지 아닌지 제발 그 진실을 얘기해달라는 것뿐”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국정원의 대선개입 정치개입 의혹이 제대로 밝혀지겠나?

= 밝혀지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6월 25일 여.야가 국정원의 대선개입 의혹을 밝히기 위한 국정조사에 합의했다. 국정조사기간이 7월 2일부터 8월 15일까지 45일간인데 오늘이 22일이니까 벌써 20일을 허송했다.

국정조사 특위의 명칭이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이니까 댓글이 핵심으로 돼 있다.

지난 18일 국정조사특위가 기관보고 일정과 기관증인 채택을 확정했는데 24일 법무부를 시작으로 25일 경찰청, 26일 국정원 순으로 기관보고를 받는다. 황교안 법무부장관과 이성한 경찰청장, 남재준 국정원장을 기관증인으로 채택하고 관련기관을 상대로 238건의 서류제출을 요구했다. 그런데 국정원의 기관보고는 금요일이다.

이미 언론에서는 국정조사가 본격화되기도 전에 여.야 공방으로 제목을 뽑고 있다. 아무리 중요한 사안이라도 언론에서는 정치권의 공방으로 양쪽의 주장에만 기계적인 균형을 맞추는 것으로 적당히 다루려고 한다.

제헌절인 지난 17일 국조특위 양당 간사인 새누리당 권성동 의원과 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만나 일정을 논의했는데 정청래 의원이 "오늘이 제헌절인데 헌법 1조1항이 실현되지 않고 있다"며 "현재 대한민국의 권력은 국정원에 있고, 모든 권력은 국정원에서 나오고 있다"고 꼬집었다.

촛불집회가 꺼지지 않고 있는 이유가 이명박 정부에서 이뤄진 국정원 정치공작, 대선개입의 진상규명에 대한 국민여론이 높다는 걸 반증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박근혜 정부의 국정원도 <남북정상회단 대화록="">을 공개하면서 현실정치 전면에 나섰다. 대화록 공개로 국정원의 대선개입 정치개입의 진실을 은폐하고 국정원의 국내정치파트 해체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외면하려는 의도를 내비쳤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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