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대 위조수표 사건의 주범인 나경술(61)이 지난 3월 경찰의 검문 도중 도주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파문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일 경우 경찰이 100억대 위조 수표 사건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여 파장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명동 사채시장 관계자 A 씨는 12일 "나 씨가 지난 3월 초 서울 명동성당 앞에서 경찰의 불심검문을 받았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경찰에 따르면 나 씨는 지난해 8월 은행원과 짜고 표지어음을 위조해 47억 원을 챙겨 달아난 사건의 주범으로 경찰의 수배를 받아왔다.
당시 경찰이 나 씨 주민번호를 조회기에 입력하자 '기소중지자'로 떴고, 경찰은 이를 나 씨에게 고지했었다는 것.
하지만 나 씨는 이 과정에서 "사람을 뭐로 보고 그러느냐. 기계에 오류가 있으니 다시 한 번 조회를 해 보라"고 오히려 경찰에 호통을 쳤다고 A씨는 전했다.
A 씨는 이에 "당황한 경찰은 나 씨의 주민번호를 다시 입력하려 멈칫했고, 당시 렌터카를 타고 있던 나 씨는 경찰이 주저하고 있는 사이 그대로 차를 몰고 달아났다"고 했다.
"나 씨와 처음부터 범행을 모의했던 사람들로부터 이 같은 이야기를 들었다"는 "A 씨는 "나경술이 경찰의 검문에 적발된 이후 차를 바꾸고 운전사 2~3명을 고용해 이동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A 씨는 경찰이 나 씨가 검문 도중 도주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있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A 씨가 공개한 경찰과의 통화 녹취록에는 나 씨가 명동에서 검문 도중 도주했으며 당시 차 안에는 나 씨뿐 아니라 나 씨와 범행을 공모한 사람도 함께 타고 있었다고 진술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
A 씨는 "이 같은 내용을 경찰에 얘기했지만 당시 도망간 상황을 알고 싶기 보다는 나 씨의 행방을 쫓는 게 목적인지 별다른 대꾸를 해주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