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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격의 거인' 미국, 머리에 꽃 꽂고 달나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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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상욱의 기자수첩]

 

테마가 있는 고품격 뉴스, 세상을 더 크고 여유로운 시선으로 들여다보는 CBS <김현정의 뉴스쇼=""> '기자수첩 시즌2'에서는 정의롭지 못한 것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을 담았다. [편집자 주]

미국의 하원의원들이 달에 역사공원을 조성하자는 법안을 발의했다고 한다. 아폴로 달착륙 유산법이라는 이름이지만 문제는 공원의 성격이 국립공원이라는 것.

지난 1969년 달에 착륙한 아폴로 11호를 시작으로 1972년 아폴로 17호까지 미국이 달 표면에 남긴 모든 인공물로 국립공원을 만들자는 주장이다. 미국이 달에 남긴 흔적 주변들이라고 하다가 훗날 그 점들을 선으로 이은 뒤 관할지역이라고 주장하면 얼마만한 면적이 나올까?

핵심은 법안 제안서에 담겨 있다. “민간기업과 다른 나라들이 점점 달착륙 능력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아폴로의 달착륙 지점을 영원히 보호하는 게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결국 쫓아오는 사람들이 생겼으니 등기를 마쳐둬야 한다는 것.

◈어디든 착륙하고 꽂으면 진격하는 미국

1853년 여름 일본의 에도(지금의 도쿄)만 우라가 항에 미국 전투함 4척이 나타난다. 당시 일본 군함보다 10배나 큰 이 배를 일본 사람들은 흑선(구로후네)이라 불렀다. 일본을 개항시키러 온 페리제독이 이끄는 군함들이었다.

쇄국정책을 펴며 나가사키만 무역항으로 개방했던 일본은 미국의 압박에 쩔쩔 매고, 페리 제독은 1년 후 다시 돌아올 테니 그 때까지 결정하라 위협하고 떠난다. 결국 1년 뒤 일본은 문을 열고 굴욕적인 미일수호통상조약을 맺었다(일본 애니메이션 '진격의 거인'이 이 사건을 상징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일본의 복수의 칼은 한반도를 향해 겨누어진다. 1876년 강화도에 일본 군함 운요호를 무조건 정박시키고 전투를 벌인 뒤 책임지라며 윽박질러 강화도조약이라는 불평등 조약을 맺었다.

필리핀으로 가보자. 1896년 필리핀은 독립전쟁을 벌여 스페인을 물리친다. 미국은 스페인군이 마닐라 시내에 포위된 채 항복을 고민하는 시점에 배를 상륙시키더니 스페인 무찌르는 걸 도와주겠다며 마닐라로 진격한다. 그런데 스페인과 마닐라 시내에서 만나 전투를 벌이는 게 아니라 비밀협상을 벌인다.

두 나라는 무찔러 주는 척 물러가는 척 하기로 비밀협상을 하고 전쟁을 마무리 지었고 미국은 파리조약을 통해 필리핀을 헐값에 사들인다. 이어 마닐라 시 주변에 줄을 긋고 미군 관할구역으로 선포한다.

미국은 날마다 새로운 줄긋기 작업을 벌여 땅을 넓혀갔고, 그 안에 살던 필리핀 사람들은 자꾸 밀림으로 내몰렸다. 그러다 미군 관할 지역에서 필리핀 병사가 미군에게 사살당하는 사건이 발생하는데 미군은 필리핀이 지배국인 미국을 습격한 반란이라며 필리핀 독립운동에 대한 대대적인 탄압을 시작한다. 이것이 미국-필리핀 전쟁이다.

인종청소에 가까운 참혹한 학살 끝에 필리핀 사람 100만 명 이상이 숨지고 필리핀은 미국 땅이 된다.

미국의 땅 따먹기는 베트남에서도 유사한 패턴으로 시작된다. 베트남을 지배하던 프랑스가 2차 대전으로 물러났다가 베트남을 되찾기 위해 다시 침략했다. 미국은 프랑스를 거들었다. 프랑스가 힘에 부쳐 베트남에서 퇴각하자 미국은 베트남 부패정권을 통해 베트남을 미군기지로 삼아 인도차이나반도를 지배하려 들었다. 베트남의 자주독립 세력이 저항해 여의치 않자 미국은 직접 개입을 위해 통킹만 사건을 벌였다.

1964년 미 해군 구축함 매독스 호가 통킹 만에 장박해 있던 중 북베트남 어뢰정의 공격을 받았다는 것. 이 사건을 빌미로 미국-베트남전이 시작되지만 1971년 뉴욕타임즈가 국방부 기밀문서 ‘펜타곤 페이퍼’를 입수해 처음부터 끝까지 미국이 조작한 사건임을 폭로한다. 베트남 사망자 2백만 명, 미군 사망자 5만8천명, 한국군 사망자 5천여 명에 이르는 전쟁은 조작극에서 시작됐던 것.

1898년 2월에는 쿠바 하바나 항구에 정박 중이던 미 군함 메인호가 폭발사고로 두 동강 나 266명이 숨진다. 왜 폭발이 일어났는지 지금도 모르지만 스페인의 공격은 없었다. 그러자 미국은 스페인이 설치한 기뢰 때문이라며 스페인에게 선전포고를 한다. 스페인과의 ‘신나는 작은 전쟁’을 통해 미국은 쿠바, 푸에르토리코, 괌을 얻었다. 그리고 필리핀에 상륙해 인종청소 학살을 벌였던 것.

1847년 미국은 개척자를 지원한다는 핑계로 밑으로 내려가더니 해병대를 시켜 국경분쟁을 일으킨 뒤 멕시코를 침략한다. 결국 텍사스, 캘리포니아, 뉴멕시코, 애리조나, 네바다, 유타, 그리고 콜로라도가 미국으로 넘어가 버린다. 멕시코는 그래서 ‘미국하고는 너무 가깝고 하나님하고는 너무 먼’ 세계에서 가장 불쌍한 나라가 되어 버린 것이다.

하와이도 마찬가지. 저항하는 사람들의 90%를 학살하고 섬을 얻었다. 또 미국은 북아메리카를 완전히 지배하기 위해 아메리카 인디언의 90%를 학살하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면역력이 없는 아메리카 인디언들에게 천연두를 퍼뜨리기 위해 천연두균이 묻은 담요를 인디언에게 선심 쓰듯 돌리기도 했다.

◈진격의 거인들, 우주로 우주로

지구촌 어디고 간에 미국이 가서 배를 정박시키거나 깃발을 꽂거나 하면 그 땅에서는 뭔가 험악한 일이 벌어진다. 19세기 이후의 세계 역사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미국은 결코 우주 평화를 기원하며 공원을 가꿀 나라가 아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라 저러는 걸까?

중국이 문제다. 중국은 50년 전부터 우주개발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위저우멍(宇宙夢)이라고들 부른다. 최근 유인 우주선 선저우(神舟) 10호가 실험용 우주정거장인 톈궁(天宮) 1호와 도킹한 뒤 무사히 돌아왔다. 2015년에는 톈궁 2호가 발사된다. 선저우 11호와 12호도 준비 중이다. 2020년쯤에 독자적인 우주정거장을 건설하는 것이 중국의 꿈이다.

1967년 유엔 의회에서는 ‘우주조약’, “우주 공간과 천체는 특정 국가에 전용되는 것에 귀속되지 않는다.”에 합의했다. 그러나 이 약속을 두 나라가 지킬 것이라 생각하는 지구촌 사람들은 아마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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