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사진
농어촌 출신 대학생들에게 교육기회 확대와 등록금 부담을 덜어 주기 위해 무이자로 학자금을 대출해주는 장학제도가 있다.
하지만 이를 모르고 금리가 높은 일반 학자금 대출을 받은 일부 농어촌 학생들이 뒤늦게 금리 혜택을 받으려 해도 방법이 없어 논란이 일고 있다.
부산 모 사립대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김모(21) 씨는 한 학기에 300만 원이 넘는 등록금을 매번 한국장학재단으로부터 대출을 받아 납부해왔다.
지금까지 5번의 대출을 받은 김 씨는 1천5백만 원이 넘는 원금을 제외하고도 이자만 벌써 1백여만 원이 쌓였다.
최근에야 김 씨는 농어촌 출신인 자신이 무이자로 학자금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는데, 장학재단은 김 씨의 농어촌 학자금 대출 전환 신청을 단칼에 거절했다.
김 씨는 "미래가 보장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졸업 후면 이자만 한 학기 등록금을 훌쩍 넘어가 눈 앞이 캄캄하다"고 토로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어촌 출신 대학생들에게 교육기회 확대와 교육비 부담 경감을 위해
지난 1994년부터 한국장학재단과 함께 학자금을 무이자로 빌려준 뒤 졸업 후에 갚도록 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한 학기당 2만여 명의 대학생이 총 5백억여 원의 학자금을 무이자로 대출받는 혜택을 누리고 있다.
이 학자금 융자는 농어촌 지역에 주소를 두고 6개월 이상 거주하고 있는 학부모의 자녀이거나, 대학생 본인이 농업인이면 신청할 수 있다.
하지만 김 씨처럼 이 제도를 미처 몰라 금리가 4.9%에 이르는 일반 학자금 대출을 신청한 학생들은, 뒤늦게 농어촌형 대출로 전환하고 싶어도 원천적으로 차단돼 있다.
이에 대해 한국장학재단 관계자는 "매년 예산이 한정돼 있어 해당 년도에 신청하지 않은 학생들에게는 혜택을 줄 수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학생들은 졸업 후 상환하는 이자가 이미 집행된 예산과 무슨 상관이 있는지 모르겠다며 구제 대책을 호소하고 있다.
대학 등록금으로 고민하는 농어촌 학생들과 학부모들을 위해 만들어진 정부 학자금 대출 제도가 본래의 취지를 살리고 있는지 되물을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