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착취 위한 '페이퍼컴퍼니?'…수상한 다단계 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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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체불 호소, 극단적 선택으로 숨진 노동자의 동료들
"2차 하청업체 이사와 3차 하청업체 대표 동일인"
"3차 하청업체 '페이퍼컴퍼니'이자 '중간 브로커'"

지난 12일 오전, 임금체불이 발생하고 직원들이 떠난 공장에 출근해 남은 작업을 하는 4차 하청업체 사장 최모(49)씨. (사진=남승현 기자)

 

임금체불로 생을 마감한 40대 노동자가 소속된 2차 하청업체와 4차 하청업체 사이에 '페이퍼컴퍼니'가 존재한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다단계 구조에서 '중간 브로커'까지 등장해 수수료를 챙기면서 피해는 고스란히 하청업체의 노동자들에게 돌아갔다는 주장이 터져 나온 것.

원청인 포스코 건설은 보령화력발전소의 특정 설비를 떠받치는 구조물 제작을 발주했다.

하청을 받은 A중공업은 철제 구조물의 자재비만을 담당했고, 추가로 인건비와 소모성 자재를 관리할 2차 하청업체와 계약을 맺었다.

2차 하청업체는 노동자와 직접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고 3차 하청, 그리고 4차 하청까지 뻗어 나갔다.

4차 하청업체 내부에서는 "임금 착취를 위해 다단계 하청 구조를 만든 것으로 보인다"는 의혹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런 업체 관계자의 우려는 현실화되고 있다.

CBS노컷뉴스 취재결과 3차 하청업체의 대표 김모(46)씨는 2차 하청업체에서 이사로 재직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2차 하청업체의 사업자등록증 상 이사 김씨와 지난 12일 현장에서 확인한 3차 하청업체 조직도의 대표가 동일 인물이었다.

하청업체 노동자들은 김씨를 '중간 브로커'로 지목하고 2차 하청업체가 '페이퍼컴퍼니'를 만든 것으로 보고 있다.

2차 하청업체 사업자등록증 상 이사의 이름과 전북 김제 사업장의 휴게실에 붙어있는 3차 하청업체의 대표 이름이 동일하다. (사진=남승현 기자, 사업자등록증 갈무리)

 

이에 노동계는 2차 하청업체가 수수료 명목으로 임금을 착취하기 위해 '페이퍼컴퍼니'이자 '중간 브로커'인 3차 하청업체를 만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영민 노무사는 "3차 하청업체는 '페이퍼컴퍼니' 또는 '브로커'"라면서 "실질적으로 2차 하청업체가 현장에서 노동자들을 지휘·감독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하청업체를 하나 더 만들어 노동자의 임금을 착취하는 명백한 위법행위"라고 덧붙였다.

근로기준법 9조에 따르면 영리로 다른 사람의 취업에 개입하거나 중간인으로서 이익을 취득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CBS노컷뉴스는 반론을 듣기 위해 2차 하청업체에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끝내 답변을 듣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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