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이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설 연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주의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질병관리본부 정은경 본부장은 2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나 인플루엔자 모두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침방울(비말)이 튀어 나가서 전염된다"며 "반드시 옷소매로 입과 코를 가리고 재채기를 하는 '기침예절'을 꼭 지켜달라"고 말했다.
정은경 본부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산을 막기 위한 국민들의 협조를 당부하며 이같이 밝혔다.
정 본부장은 "중국 내에서 가족 간 감염 사례나 의료진 감염 사례가 확인되며 지속적인 사람 간 전파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며 "설 명절기간 손을 깨끗이 씻고, 기침 등 호흡기 증상이 있을 경우 마스크를 착용해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정 본부장은 침방울에서 나온 바이러스가 주변에 묻어 있다가 손으로 만졌을 경우, 손으로 눈·코·입 등을 만질 때 바이러스가 몸 안으로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철저하게 손을 씻는 것만으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나 인플루엔자 같은 호흡기 감염병을 차단할 수 있게 된다고 강조했다.
또 정 본부장은 중국을 여행하는 국민들에게 현지 야생동물이나 가금류의 접촉을 피하고, 감염의 위험이 있는 시장 및 의료기관의 방문을 자제해줄 것을 촉구했다.
중국 우한시를 방문한 뒤 14일 이내에 발열, 호흡기 증상이 발생하면 인근 보건소나 질병관리본부 콜센터(1339)에 반드시 상담해 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는 이번 설 연휴 기간 24시간 비상방역체계를 가동할 계획이다. 질병관리본부와 각 시도 보건환경연구원은 24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진단검사를 실시하고, 국가지정 입원격리병상도 24시간 운영된다.
정은경 본부장은 "지역사회에 들어와 있는 유증상자들에 대한 선별진료들을 잘 실시하고, 신속하게 진단해서 의심환자를 빠르게 격리하는 조기발견과 조기조치가 가장 중요한 방역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질병관리본부는 베이징에 위치한 주중한국대사관에 역학조사관을 파견한다. 역학조사관은 대사관과 협력해 교민들의 건강보호 활동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의 더 구체적인 정보를 수집하는 역할을 맡는다.
또한 질본은 현재 국내 첫 확진환자로부터 바이러스 배양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정은경 본부장은 "만약 바이러스가 분리가 된다면 균주를 가지고 바이러스의 동력이나 백신을 연구하는 등 추가적인 분석이 가능할 것"이고 말했다.
또 현재 세계보건기구(WHO)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해 긴급위원회를 개최했지만, '국제공중보건위기상황' 선포 여부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태다.
만약, 국제공중보건위기상황이 선포될 경우 국제사회 공동 대응을 위한 WHO 차원의 권고사항이 발표된다. 여행 제한이나 무역 제한과 같은 높은 수준의 조치도 나올 수 있다.
이날 정은경 본부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의 유행 상태에 대해 "사스(SARS)의 초기 단계와 유사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도 "바이러스의 특성 외에도 인구 밀집도 등 여려 환경을 같이 고려해야 해 단순 비교는 어렵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현재 대부분의 확진환자는 우한시나 우한시를 둘러싼 후베이성에서 늘어나는 상황"이라며 "지역사회 전파가 확산되고 있어 환자가 계속 늘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가장 걱정되는 것은 병원감염으로 의료기관에서 (감기나 인플루엔자 등의) 초기증상과 구분이 안 되기 때문에 병원에서 노출 돼 감염이 증폭되는 것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우한시처럼 다른 도시에서도 지역사회 전파가 일어날 것인지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다"며 "아직까지는 베이징 등 타 도시에서는 우한시를 다녀와 발병한 환자가 발견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현재까지 중국에서 발생한 사망자의 특성은 연령이 높은 고령층이나 기저 질환이 있는 경우, 감염을 늦게 파악한 경우인 것으로 드러났다. 정 본부장은 "조기에 진단이나 치료가 안 된 경우는 치명률이 높은 것으로 메르스(MERS)와 위험요인이 유사하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