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어지고 볼넷 많고 조기 강판…류현진, 평소와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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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류현진 (사진=연합뉴스 제공)

 


류현진(32·LA 다저스)은 평소와 달라 보였다.

등판 준비부터 달랐다. 류현진은 지난 2일(이하 한국시간) 릭 허니컷 투수코치가 보는 앞에서 불펜피칭을 했다. 투구 동작을 점검하고 조정하는 시간이었다.

류현진은 경기와 경기 사이 휴식일에 불펜투구를 하지 않지 않기로 유명하다. 한화 시절부터 그랬고 다저스도 이를 수락했다. 류현진이 시즌 초반 눈부신 호투 행진을 펼치던 시기에 LA타임스는 류현진의 독특한 루틴을 소개하는 기사를 게재하기도 했다.

변화가 필요했고 각오도 남달랐다. 류현진은 지난 3경기에서 총 14⅔이닝동안 18실점을 하면서 3연패를 당했다. 평균자책점은 1점대가 무너지고 2.35로 치솟았다.

류현진은 5일 미국 LA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홈경기 1회초 수비 때 체인지업과 커브를 던지지 않았다. 포심과 투심, 커터 등 패스트볼 계열의 공을 앞세워 타자들을 상대했다. 거침없이 몸쪽 승부를 펼쳤다.

2회초에는 보기 드문 장면이 나왔다.

류현진은 선두타자 라이언 맥마흔을 풀카운트 접전 끝에 삼진으로 처리했다. 시속 146km짜리 포심패스트볼을 높은 코스로 던져 루킹 삼진을 잡아냈다.

그런데 류현진은 공을 던진 직후 중심을 잃고 넘어졌다. 고개를 크게 숙여가며 전력투구를 한 탓인지 축이 되는 오른발이 살짝 꺾인 것처럼 보였다. 부상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류현진이 투구 후 넘어지는 장면은 KBO 시절에도 거의 없었다.

류현진은 2회부터 포심과 체인지업의 비율을 거의 1대1로 유지했다. 3회에는 커브와 커터를 아예 던지지 않았다. 4회부터는 커브의 비율을 더 높였고 3회까지 아껴둔 커터를 적극적으로 구사하기 시작했다.

이때까지는 지난 3경기에서 타자들에게 자주 공략당한 체인지업은 예전보다 더 날카로워진 것으로 보였다. 볼배합도 다양한 패턴으로 시도해 타자들에게 혼선을 주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류현진은 투구수가 많아지자 공략당하기 시작했다. 류현진은 이날 초반부터 평소보다 풀카운트 승부를 더 많이 펼쳤다. 투구수가 60개를 넘긴 4회초 1사 1루 상황에서 안타 2개를 맞고 2점을 허용했다.

5회초에는 더 크게 흔들렸다. 1사 후 블랙먼과 놀란 아레나도, 이안 데스먼드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1점을 추가로 내줬다. 4회부터 바깥쪽으로 던진 변화구가 계속 맞아 나갔다. 체인지업의 예리함도 떨어졌다.

그러자 올해 들어 좀처럼 보기 드문 장면이 이어졌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자리를 박차로 올라와 주저없이 류현진이 들고 있던 공을 가져갔다. 당시 다저스가 7대3으로 앞서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조기 교체를 단행한 것이다.

로버츠 감독은 승부처라 판단되면 팀이 이기고 있는 5회에도 선발을 과감하게 바꾸는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올해 눈부신 호투를 펼쳐왔던 류현진에게만큼은 관대했다. 이날은 달랐다.

류현진은 4⅓이닝 6피안타 4볼넷 5탈삼진 3실점의 기록으로 경기를 마쳤다. 류현진이 괜찮다고 일축했던 체력에 대한 우려가 다시 제기될만한 경기 내용이었다.

다저스는 7대3으로 이겼지만 류현진에게 시즌 13승의 기회는 돌아가지 않았다. 평균자책점은 2.45로 높아졌다. 여전히 메이저리그 1위다.

류현진이 올해 한경기에서 4개의 볼넷을 내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마저도 평소와는 많이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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