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3년 걸린 이산가족 만남 상설면회소 설치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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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 남측 상봉단이 20일 오전 강원 속초 한화리조트에서 금강산으로 출발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20일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금강산에서 열렸다.

지난 2015년 10월이 마지막 행사였으니 햇수로는 3년만이다. 남측에서 89가족, 북측에서 83명이 각각 가족을 만난다.

늘 그렇지만 3시에 열린 첫 단체상봉은 눈물바다를 이뤘다. 행사가 열린 것이 3년만이지 이번 행사에 참여한 남북의 가족들이 헤어진 세월은 65년이 넘는다.

이보다 더 쓰라리고 아픈 만남은 없을 듯 하다. 65년만에 만난 가족은 고작 2박 3일을 같이 지낼 수 있을 뿐이다. 헤어진 세월이 길었던 만큼 선물보따리는 더 커졌다.

이번에 만나는 가족 가운데 부모, 자식간의 만남은 고작 7가족에 불과하다.

자식과 헤어진 부모세대가 이제 모두 세상을 떠났다는 말이다.

이제 남한에는 5만 6천명의 이산가족이 남아있다. 70세 이상의 고령자가 85%에 이른다. 이번 행사에도 4명이 건강문제로 상봉을 포기했다. 이런 문제는 점점 더 심화될 것이 분명하다.

이산가족 상봉행사는 늘 남북관계에 영향을 받았다. 3년 만에 이뤄진 이번 상봉도 남북정상회담이라는 획기적인 정치 이벤트를 통해 만들어졌다.

지금까지 이산가족 상봉행사는 고작 20차례 이뤄졌고, 이산가족 행사를 통해 북측 가족을 만난 남측 가족은 5천명도 채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산가족의 상봉은 정치문제와 상관없는 인도적인 문제다. 난민문제처럼 국제적인 이해관계가 걸린 것도 아니고 남북이 합의만 하면 언제든 상설화할 수 있는 사안이다.

남북은 이미 개성공단과 같은 경제 협력사업을 10년 가까이 진행한 경험이 있다. 경제협력사업을 통해 불거진 부작용은 사실상 거의 없었다고 해도 무방하다.

가족간의 만남을 상설화하는 것은 인적 교류보다 오히려 부담이 덜 한 문제일 수 있다.

이산가족행사에서 가장 마지막에 이뤄지고 가장 슬픈 행사는 작별상봉이다.

작별상봉. 그 말 자체로 비극을 내재하고 있는 형용모순이다.

작별상봉의 가장 큰 비극은 작별 이후 다시 만날 기약이 없다는 점이다. 세상 어느 곳에 영원히 헤어지기 위한 만남이 있는지 모를 일이다.

이런 비극이 재현되지 않기 위해서는 면회소 상설화가 유일한 해답이다. 면회소 상설화를 위한 여건은 이미 마련돼 있다.

남북의 결단만 있다면 가능한 일이다. 특히 북측의 결단이 필요하다.

21일 이산가족들은 숙소에서 개별상봉을 하고 바로 1시간동안 개별적으로 점심을 먹는다. 가족끼리 숙소에서 따로 식사를 하는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3년 만에 어렵사리 이뤄진 이번 행사에서 조금이라도 진전된 형태의 만남이 이뤄진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 작은 진전이 면회 상설화로 이어져 남은 이산가족들이 모두 가족을 다시 만나는 기회가 만들어지길 간절히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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