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내치의 덫'에 걸린 文대통령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G20 정상회의 일정을 마치고 10일 귀국했다. (사진=청와대 제공)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G20 정상회의 일정을 마치고 10일 귀국했다. (사진=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일정을 마치고 10일 오전 귀국했다.

국제 다자외교 무대에 성공적으로 데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등 보수 야당도 이례적으로 호평을 내놓았다.

외교적 성과를 꼽는다면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국제적 공감대 형성에 우리가 주도적 역할을 한 점을 들 수 있다. 한미일 3국 정상이 발표한 사상 첫 대북 공동성명은 그 결과물이다.

또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공백상태였던 4강 외교를 복원한 것도 의미가 있다.

다만, 접점을 찾지 못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위안부 문제는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았다.


문 대통령이 외교적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이해관계를 달리 하는 국가들을 상대로 진정성 있는 설득과 대화 노력을 기울인 데서 비롯된다. '소통 외교'에 의한 '외치(外治)의 성공'인 셈이다.

이제는 문 대통령의 귀국 이후 행보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외치 능력을 발휘한 문 대통령의 리더십이 자칫 '내치(內治)의 덫'에 걸려 외교적 성과의 빛이 바랠 수 있기 때문이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와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사진=자료사진)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와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사진=자료사진)
발등의 불은 송영무 국방, 조대엽 노동 장관 후보자 임명과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다.

야3당은 부적격 인사인 두 후보자를 임명할 경우 '추경은 없다'며 배수진을 치고 나섰다. 그러나 인사청문 경과보고서의 재송부 시한이 10일로 끝나는 만큼 문 대통령은 11일부터는 언제든 두 사람을 장관으로 임명할 수 있다.

만일 문 대통령이 두 후보자를 임명하다면 현재의 가파른 정국 상황에 비춰볼 때 국회 파행은 불가피하다. 무려 6천여 건의 법률안이 계류 중인데도 6월에 이어 7월까지 '빈손 국회'가 되고 마는 것이다.

특히 민주당이 이날 야3당의 불참 속에 추경안을 예결위에 단독 상정했지만, 야당의 협조가 없이는 문재인 정부의 최우선 과제인 일자리 창출을 위한 추경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는 불가능하다.

따라서 청와대와 여당은 일단 여론의 추이를 지켜보며 속도조절과 해법 찾기를 병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제보 조작 사건'에 연루된 국민의당 이준서 전 최고위원의 영장실질심사도 11일 결과가 나오기 때문이다.


10일로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두 달째가 됐다. 하지만 협치(協治)를 둘러싼 여야의 신경전은 여전히 평행선이다.

서로가 네 탓만 하고 있다. 여당은 야당의 국정 발목잡기라고 비난하고, 야당은 대통령의 오만과 독선이라고 맞받아친다.

이러는 사이 지금까지 17개 부처 가운데 7명의 장관이 임명되지 못하면서 내각은 박근혜 정부 사람들과 어정쩡한 동거가 두 달째 계속되고 있다.

진정한 소통은 상대를 존중하는 것이고, 받는 것 보다는 주는 데 의미가 있다. 주는 것은 양보다. 민생을 위해서라면 집권당은 소수여당이라 하더라도 대승적 차원의 양보와 결단을 내릴 필요가 있다.

청와대는 하루 빨리 한미정상회담과 G20 정상회의 성과를 설명하는 자리를 만들기 바란다. 그 자리에서 문 대통령과 야당 대표들은 허심탄회한 대화로 불신의 먹구름을 걷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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