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진료도 받을 수 있을까…" 늘어가는 휴진 예고, 바라보는 환자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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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충남대병원에서 만난 환자가 병원으로부터 받은 문자메시지를 보여주고 있다. 김정남 기자26일 충남대병원에서 만난 환자가 병원으로부터 받은 문자메시지를 보여주고 있다. 김정남 기자
전공의 이탈로 시작된 의료 현장의 혼란이 70일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의대 교수들의 집단 사직과 휴진 예고가 잇따르면서 환자들은 진료 중단에 대한 큰 불안감을 드러냈다.

비상대책위원회 소속 교수들이 금요일마다 외래 휴진을 결정한 충남대병원. 26일 오전 병원은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 실제 진료는 큰 차질 없이 이뤄지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환자들은 불안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다음 진료도 받을 수 있을까'가 큰 걱정이라고 했다.

병원에서 만난 60대 암환자 이모씨는 매주 두 차례 충남대병원을 찾고 있다고 했다. 금요일 진료를 하지 않는다는 소식을 접하고 불안했다 병원으로부터 '4월 26일(금) 휴진 없이 정상진료한다'는 문자메시지를 받고 이날 병원을 찾았다.

예약된 시각은 오전 11시 20분이지만 불안한 마음에 아침 일찍 왔고 검사와 처방까지 받고나서야 마음이 조금 놓인다고 했다. 하지만 이내 다음 진료도 이렇게 받을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암이 많이 퍼져있어 일주일에 두 번 진료가 있는데 불안하죠. '아 이날 (진료를) 할 수 있을까' 하는…"

그런 이씨가 할 수 있는 건 "약이라도 좀 여유 있게 주십사 부탁하는 것"이라고 했다.

조직검사를 위해 병원을 찾은 또 다른 60대 환자는 "생명을 담보로 일을 이렇게 하면 안 된다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앞서 충남의대·충남대병원·세종충남대병원 비상대책위원회는 두 달 넘게 이어진 의료 공백 사태에 교수들의 정신적·신체적 피로도가 한계에 다다랐다고 판단, 비대위 차원에서 휴진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외래 진료와 수술은 원칙적으로 쉬고 다만 응급실과 중환자실, 투석실 등 응급·중환자 진료와 수술은 지속하기로 했다. 금요일 외래 진료가 없거나 시술·수술 변경이 어려운 경우에는 평일로 대체해 휴진할 방침이다.

충남의대·충남대병원·세종충남대병원 비상대책위원회가 올린 '국민, 대통령과 정부 당국자께 드리는 호소문'이 병원 벽에 붙어있다. 김정남 기자충남의대·충남대병원·세종충남대병원 비상대책위원회가 올린 '국민, 대통령과 정부 당국자께 드리는 호소문'이 병원 벽에 붙어있다. 김정남 기자
다른 병원에서도 휴진 예고가 이어지면서 환자들은 더욱 불안한 심정으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대전에서는 충남대병원에 이어 건양대의료원 교수들도 다음달 3일 하루 휴진을 결의했다.

응급 환자와 중환자실 진료는 유지하기로 했지만, 여전히 정부의 입장과 태도에 변화가 없어 이런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건양대의료원 교수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여전히 정부는 변화가 없고 어떤 협상이라고 하는 부분들도 의료계와 의견이 조율되지 않은 일방적인 통보 식으로 진행이 되고 있기 때문에 저희들이 동의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건양대의료원 교수 100여 명은 26일 오전 병원장을 만나 사직서도 제출한 상태다. 대전지역의 다른 병원 교수들도 휴진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지는 등 70일 가까이 지속된 의료 현장의 문제는 여전히 봉합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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