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티나게 팔린 韓메모리, 빅테크도 넘었지만…'이익분배' 부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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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영업이익 삼전 57.2조·하이닉스 37.6조
합산 영업익 약 95조 원…글로벌 빅테크와 '나란히'
메모리 초호황 장기화 전망…"앞으로 더 많이 번다"
양사 모두 이익분배 요구 직면…삼전 노조는 '반도체 타격론'까지

SK하이닉스 부스에 전시된 HBM4. 연합뉴스SK하이닉스 부스에 전시된 HBM4. 연합뉴스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 선도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국내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수십조 원대 최대 실적 기록을 연달아 내놨다. 양사가 올해 1분기 만에 거둔 영업이익을 합치면 100조 원에 가깝다. 작년 국가 본예산(673.3조 원)의 약 14%에 달하는 거액으로, 인공지능(AI) 기술 진화로 메모리 반도체 수요 강세가 이어진 결과다.
 
두 기업은 유수의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 실적 비교에서 오히려 앞서거나,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성장했다. 당분간 메모리 반도체 초호황기가 이어지며 이들 기업의 실적 질주가 이어질 것으로 보는 시각이 대체적이지만, 이익 분배를 요구하는 기업 안팎의 목소리가 커지며 진통도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 이어 SK하이닉스도 1분기 사상 최대 실적


SK하이닉스는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매출이 52조 5763억 원, 영업이익은 37조 6103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3일 공시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전년 동기보다 각각 198.1%, 405.5% 증가한 역대 최대 실적이다. 기존 최대치였던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60.2%, 영업이익은 2배가량 늘었다.
 
특히 얼마나 남는 비즈니스를 했는지를 나타내는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은 역대 최대치인 72%를 기록했다.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대만의 TSMC(58.1%)는 물론, 1위 AI칩 기업인 미국 엔비디아(65%)의 최신 영업이익률마저 훌쩍 뛰어넘는 신기록이다.
 
연합뉴스연합뉴스
앞서 삼성전자도 연결 기준 1분기 매출이 133조 원, 영업이익 57조2천억 원으로 잠점 집계 됐다며 한국 기업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빅테크인 애플과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에 이은 글로벌 '톱4' 수준이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을 합치면 약 95조 원에 달한다. 이달 초 집계된 시장 예상치 69조 6793억 원을 크게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다. SK하이닉스는 이번 한 개 분기 만에 작년 연간 영업이익의 약 80%를 거둬들였고, 삼성전자는 작년 1년치보다 오히려 13조 원 넘게 더 벌었다.
 

AI 훈풍에 삼전·하이닉스 올해 합산 영업이익 500조 돌파 전망까지


향후 전망은 더 밝다. AI 기술이 갈수록 진화하면서 인공지능의 두뇌에 데이터를 옮기거나 저장하는 메모리 반도체의 초호황 국면이 지속될 것이라는 시각이 다수이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도 이번 실적을 발표하며 메모리 초호황 국면을 AI 기술 진화와 맞물린 '구조적 변화'로 진단했다. 김우현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고객사들이 가격보다 물량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삼으면서 메모리 가격 강세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가격 환경의 우호적 기조는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특히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를 비롯한 HBM과 관련해선 생산 능력을 웃돌 정도의 3년치 수요가 쏠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의 최신 AI 가속기 '베라 루빈'에 들어가는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 HBM4의 핵심 공급 파트너 지위를 선점했고,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로부터도 '협업 러브콜' 세례를 받고 있다.
 
시장에서는 양사가 올 한 해 합산 500조 원이 넘는 영업이익 기록을 세울 것이라는 예상까지 나온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올해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삼성전자 305조 8504억 원, SK하이닉스는 210조 7169억 원이다. 양사 모두 영업이익 기준 글로벌 기업 가운데 손꼽히는 최상위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천문학적 이익 앞두고 거세지는 분배 요구…삼성전자 노조는 '파업 수순'

 
박요진 기자 박요진 기자 
다만 두 기업은 거센 이익 분배 요구에 진통도 겪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노동조합이 반도체 사업에 막대한 손실을 입힐 수 있다는 논리를 지렛대 삼아 수십조 원대 성과급을 요구 중이다.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으로 상한 없이 주기로 고정한 SK하이닉스의 지급 방식이 선례로 자리잡은 결과다.
 
근로자의 과반을 조합원으로 확보한 초기업노조가 주축인 삼성전자 노조는 이날 오후 삼성 반도체 사업장인 경기도 평택사업장 앞에서 파업 사전 행동 성격의 대규모 투쟁 결의대회를 열며 사측에 대한 압박 수위를 끌어올렸다. 노조 추산 4만 명이 모인 이 자리에서 최승호 초기업노조위원장은 "우리의 당당한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싸움을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노조는 삼성전자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상한 없이 지급할 것을 제도화하라고 사측에 요구 중이다. 노조가 예상한 올해 영업이익 270조 원에 이 요구를 대입하면 40조 5천억 원, 반도체 담당 DS부문 메모리 사업부 소속 1인당 평균 6억 원을 달라는 주장이다. 사측은 SK하이닉스 수준의 지급률 약속 등을 포함한 DS부문 특별포상안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거부했다.
 
요구안이 관철되지 않으면 다음 달 총파업을 강행하겠다고 예고한 노조는 파업 시 반도체 생산 차질로 최대 30조 원 규모의 손실이 예상된다며 '반도체 타격론'을 공언하기도 했다. 사측도 돌이킬 수 없는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법원에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을 신청한 상태다. 시장에서도 상황 악화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KB증권 김동원 리서치본부장은 파업이 현실화 되면 글로벌 메모리 공급 감소 규모가 D램은 3~4%, 낸드는 2~3%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한편 SK하이닉스에 대해서는 주주들의 환원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100조 원 이상의 순현금 확보 목표가 발표되자 주주들 사이에서는 "100조 원을 모으면 또 200조 원을 모은다고 할 것이냐"는 볼멘소리가 터져나오기도 했다. SK하이닉스는 이에 "배당과 함께 자사주 매입·소각 등 추가적인 주주 환원 수단도 적극적으로 검토해 올해 안에 실행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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