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가 난 안전공업 모습. 박우경 기자74명의 사상자를 낸 대전 안전공업 화재와 관련해 노동당국이 대표이사를 입건하면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여부와 처벌 수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노동사건 전문 김의택 변호사는 25일 CBS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사건에 대해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은 당연하다"고 밝혔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안전·보건 조치의무를 위반해 인명피해를 발생하게 한 사업주, 경영책임자의 처벌 등을 규정하고 있다.
이번 사건의 핵심 쟁점은 단순한 화재 원인을 넘어, 안전관리 체계 전반의 부실 문제로 옮겨가고 있다.
김 변호사는 "이 사건은 화재가 왜 발생했는지와 함께, 왜 대피하지 못했는지를 봐야 한다"며 "두 가지가 모두 처벌 수위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요소"라고 말했다.
실제 현장에서는 기름 찌꺼기가 방치된 작업 환경과, 불법 증·개축된 복층 구조에서 다수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구조적 문제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최명기 교수는 "기존에 없던 공간을 임의로 조성하는 과정에서 방화구획을 나누기 위한 방화문 설치나 불연재 마감 등에 비용과 시간이 들자, 이를 회피하기 위해 구조를 무단 변경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불법 증축으로 인해 피난 통로가 제한되거나 대피가 어려워졌다면 양형에 매우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반복된 소규모 화재와 안전교육 미실시 의혹도 중요한 변수다. 대전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2009년부터 2023년까지 안전공업 화재로 119가 출동한 건수는 총 7건이다. "작은 불은 직원들이 직접 껐다"는 증언이 잇따르면서 실제 화재 발생 건수는 더 많았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 변호사는 "과거에도 위험 신호가 있었는데 이를 방치했다면 법원은 매우 엄격하게 판단한다"며 "유사 사고가 반복된 정황은 처벌 수위를 크게 높이는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표이사가 이를 몰랐다고 하더라도 관리 체계가 작동하지 않았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책임을 피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처벌 수위 역시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변호사는 "구체적인 안전조치 미이행 정도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유사 사건인 아리셀 화재 판결이 참고될 가능성이 있다"며 "그걸 기준으로 보면 기준점은 10년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내다봤다.
2024년 6월 사망자 23명이 발생한 경기 화성시 아리셀 리튬전지 공장 화재와 관련해 회사 대표는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당시 1심 재판부는 비상구 접근을 가로막는 장애물로 골든타임을 놓쳤다며 공장의 구조적 문제를 질타한 바 있다.
한편, 대전지방고용노동청은 손주환 안전공업 대표이사와 임직원 등을 중대재해처벌법 및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