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관세 '운명의 날' 임박…한국엔 태풍일까 미풍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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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EEPA관세 위헌 전망에 무게…백악관, 다른 법안 관세 유지할 듯
단기 변동성 확대 불가피…합헌 땐 '트럼프 보호무역주의' 정당화
위헌 땐 美증시 랠리 가능성…품목별 관세 확대 우려도
'MOVE 인덱스', 금융시장 충격 가늠좌…상승 땐 증시 조정 요인

지난해 4월 2일(현지시간) 상호관세 발표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지난해 4월 2일(현지시간) 상호관세 발표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했던 관세정책의 운명이 이르면 14일(현지시간) 결정된다.

시장은 위헌 결정 가능성에 무게를 두면서도, 금융시장의 단기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한다. 채권시장 변동성 지표인 'MOVE 인덱스'가 충격의 가늠자 역할을 할 것으로 분석되는 가운데,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위헌 결정나도 대체 법안으로 관세 유지 가능성 '유력'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 연방대법원은 이르면 14일(현지시간) 국가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한 트럼프 행정부 관세정책의 위헌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당초 지난 9일 판결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시장의 예측은 빗나갔다. 다만 경제적 파장이 상당할 수밖에 없고 이미 징수한 관세 규모도 최소 1340억달러(약 197조원)로 추산되는 만큼 관세정책 판결이 신속하게 나올 것이란 기류는 변하지 않았다. 따라서 이날 결정이 나오지 않아도 4월 안에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시장은 연방대법원이 IEEPA 관세정책을 위헌으로 결정할 것에 무게를 싣고 있다. 앞선 1심과 2심 모두 위헌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다만, 위헌으로 관세가 무효화 돼도 트럼프 행정부가 다른 법안을 활용해 관세정책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10일 CNBC 인터뷰에서 "우리가 다른 국가들과 만든 무역합의를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 다른 법적 권위들이 많으며, 기본적으로 즉시 시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IEEPA를 대신해 관세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법안으로는 무역확장법과 무역법, 관세법 등이 거론된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나라가 망한다'는 표현까지 써가며 연방대법원을 압박했다.

그는 12일 SNS를 통해 "관세 부과가 위법이라는 결정이 내려질 경우 미국이 돌려줘야 할 관세 환급액이 수천억달러에 이르고, 관세를 피하기 위해 공장·설비 등에 투자한 국가와 기업들이 요구할 보상까지 합치면 규모가 수조 달러에 달할 것"이라며 "미국에 불리한 판결이 나온다면 우리는 망한다(screwed)"고 적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로즈 가든에서 각국에 대한 상호관세율을 발표하고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연합뉴스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로즈 가든에서 각국에 대한 상호관세율을 발표하고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합헌 땐 보호무역주의 압박↑…위헌 땐 미국증시만 랠리 가능성

 
시장은 연방대법원이 어떤 결정을 내리더라도 단기적인 변동성 확대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가능성이 작은 것으로 평가되는 '합헌' 결정이 나오는 경우에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정당성이 강화돼 전 세계 질서의 변화가 가속할 수 있는 탓이다. 즉, 미국 주식시장에는 호재일 수 있지만, 전 세계 증시에는 관세로 인한 부담이 지속될 수 있다는 의미다.
 
메리츠증권 이승훈 연구원은 "관세 합법이 현실화하면 제도적 위기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반대로 위헌 판단이 나와도 미국 주식시장은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가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미국 중심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 흐름을 막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나증권 김두언 연구원은 "무효 판결이 나오더라도 행정적 혼란이 일시적일 뿐 대세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미국 중심 제조업·산업 주식의 상대적 강세를 뒷받침하는 구조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DS투자증권 우지연 연구원도 "그간 관세 비용 부담이 컸던 소비재와 산업재 등을 중심으로 단기 안도 랠리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위헌 결정 이후 전 세계는 '품목별 관세' 확대 우려가 커질 수 있어 산업별로 위험을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증권 박혜란 연구원은 "관세가 무효화 되고 이를 대체하는 것이 여의치 않을 경우 핀셋 대응이 이뤄질 수 있다"면서 "관세를 면제받았던 산업은 물론 기존 10~15% 관세율을 적용받던 산업은 관세율이 크게 상승할 위험에 직면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충격 강도 'MOVE 인덱스'서 나타날 듯, 코스피 파장 반반 


 
관세 판결이 시장에 미칠 영향은 'MOVE 인덱스'로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채권 변동성 지표로 금리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거나 시장의 유동성이 감소할 때 급등한다.
 
실제로 MOVE 인덱스는 3월 말 91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정책을 발표한 이른바 '해방의 날' 이후인 4월 8일 139.88까지 53.7% 치솟았다. 그 영향으로 안전자산인 달러의 가치를 의미하는 '달러 인덱스'는 당시 104에서 98까지 5.7% 떨어졌고, S&P500은 5776에서 4982까지 13.7% 하락했다. 현재 MOVE 인덱스는 62 수준까지 떨어졌다.

관세 판결 이후 이 지수가 다시 한번 급등하면, 주식시장의 조정 압박이 확대할 것으로 관측된다.  
 
NH투자증권 김병연 연구원은 "관세 판결은 미국 재정 건전성과 연결돼 있다"면서 "현재 주식시장의 견조함은 MOVE 인덱스의 하향 안정화가 많은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관세 판결 이후 채권시장 변동성 지표가 상승하면 주식시장 조정 요인"이라며 "반대로 안정 시에는 주식 매수 타이밍으로 여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최근 반도체 실적 전망치가 가파르게 상승하는 '슈퍼사이클'에 접어든 만큼, 코스피 밸류에이션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상반된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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