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김여정 화법…무인기 침투에도 '묘한'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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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난 일변도 대신 설명 나서라는 등 태도 변화에 주목

北, '한국발 무인기' 격추 주장에 김여정 "영공 침범"
"행위자 여부 중요치 않다"며 한국 정부 책임론 폈지만
"도발 의도 없음은 그나마 현명한 선택" 등 어조 달라져
李대통령 "사실이라면 중대범죄"라며 엄정수사 촉구하기도
전문가 "제도미비 이유로 논의 제안하면 北이 응할 가능성"

북한이 주장한 개성시 장풍군에 추락된 한국 무인기. 연합뉴스북한이 주장한 개성시 장풍군에 추락된 한국 무인기.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정부의 노력에도 남북 대화의 물꼬가 좀처럼 트이지 않는 상황에서 '한국발 무인기'가 변수로 떠올랐다.
 
북한의 반응이 예상보다 낮은 수위로 나옴에 따라 향후 정세 변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발 무인기' 비판 나선 김여정…"당국 책임 못 벗어나"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11일 노동신문을 통해 북한군이 발표한 한국발 무인기 침투 사건에 대해 비판에 나섰다.
 
전날인 10일 북한 조선인민군 총참모부가 지난해 9월과 지난 4일 자신들이 격추시킨 한국발 무인기라고 주장하며 사진을 공개한 일 때문이다.
 
김 부부장은 "명백한 것은 한국발 무인기가 우리 국가의 영공을 침범하였다는 사실 그 자체"라며 "한국이 앞으로도 우리에 대해 도발을 선택한다면 그로부터 초래되는 끔찍한 사태를 감당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일자에 무인기를 운용하지 않았다며 민간 무인기 가능성 조사에 나서겠다는 국방부의 발표에는 "사태의 본질은 그 행위자가 군부냐 민간이냐 하는데 있지 않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특히 무인기에 우라늄 광산, 국경 초소 등 북한 관련 자료가 기록돼 있었다며 "민간단체나 개인 소행이라도 국가안보의 주체라는 당국이 그 책임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고 비판했다.
 

"현명한 선택" "설명 있어야" 등 결 달라진 담화 기조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연합뉴스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연합뉴스
다만 김 부부장의 이날 담화는 최근 있었던 강경 일변도와는 다소 결이 다른 것이어서 배경이 주목된다.
 
김 부부장은 국방부 발표에 대해 "개인적으로는"이라는 조건을 달기는 했지만 "한국 국방부가 우리에게 도발하거나 자극할 의도가 없다는 공식 입장을 밝힌데 대하여 그나마 연명을 위한 현명한 선택이라고 평하고 싶다"고 평가했다.
 
정부에 대해서도 일방적인 비판 대신 "실체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반드시 있어야 할 것"이라며 해명의 기회를 주는 듯한 여지를 남겼다.
 
이 같은 발언 수위에, 북한이 이번에 발견된 무인기가 한국 정부가 운용한 것이 아닌 점을 의식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군사적인 충돌을 원하지 않는 상황에서 아직 운영주체가 불분명한 무인기를 소재로 불필요하게 긴장감을 높일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한국 정부의 신속하고 적극적인 대응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의 발표 당일인 10일 국방부가 빠르게 개입 의혹을 부인한 점, 같은 날 이재명 대통령까지 직접 "사실이라면 한반도 평화와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중대 범죄이므로 군경 합동수사팀을 구성해 신속 엄정 수사"하라고 참모들에게 지시한 점을 고려했다는 것이다.
 
청와대 국가안보실은 이날 군·경찰 및 관련 부처 관계자들과 회의를 열고 조사 진척 상황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인기로 남북대화?…"北 이익에 부합하고 명분 축적 의미도"

이재명 대통령. 연합뉴스이재명 대통령. 연합뉴스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번 무인기 사태를 계기로 북한과의 대화 계기가 마련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제기된다.
 
단번에 남북 정상회담은 아니더라도, 무인기나 인공지능(AI) 기반 무기와 관련한 규정이 담기지 않은 9.19 군사합의서 개정을 이유로 실무협의 등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취임 이후 "바늘구멍이라도 뚫어야 되겠다"며 남북 대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
 
특히 직접 대화의 물꼬를 트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을 고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는 '피스메이커-페이스메이커'론을 제시했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도 "평화의 중재자"가 돼 달라고 요청했다.
 
이번 무인기 사건 또한 앞선 주요국 정상과의 대화와 마찬가지로 남북 대화의 명분이 될 수 있다.
 
조성렬 경남대 군사학과 초빙교수는 "북한은 과거에도 대북전단 대응을 요구하는 등 움직임을 보인 적이 있다, 이번에 우리 쪽에서 제도상의 미비점을 이유로 논의를 하자고 하면 자신들에게 이익이 되는 부분이 있는 만큼 북한이 응할 가능성도 있다"며 "남북대화의 명분을 축적한다는 차원에서 여러 이슈를 던져 놓는 것 또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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