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국회를 거쳐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이른바 '허위조작정보근절법'에 대해 미국이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명하면서 한미 관계에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는 이미 미국과 여러 차례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는데요.
자세한 내용 정치부 허지원 기자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허 기자.
[기자]
네, 청와댑니다.
[앵커]
미국이 공식적으로 우려를 표명한 내용은 무엇인가요?
미국 국무부 전경. 연합뉴스[기자]
미국 국무부는 현지 시간으로 지난달 31일 대변인 명의 성명을 통해 "한국의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미국 기반 온라인 플랫폼 사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표현의 자유를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새 법률을 신중히 검토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는데요.
앞서 전날 사라 로저스 국무부 공공외교 차관도 "네트워크법은 한·미 기술 협력을 위태롭게 한다"고 비판한 바 있습니다.
이 법안은 허위·조작 정보를 고의로 유포한 경우 최대 5배의 배상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내용이 포함돼 있는데, 미국은 자국의 구글과 메타 같은 빅테크 기업들이 타격을 받을 거라 보는 겁니다.
[앵커]
구체적으로 어떤 분야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는 건가요?
[기자]
미국은 이 법안이 유럽연합의 디지털서비스법(DSA)과 비슷한 성격을 지니고 있다고 보고, 자국의 온라인 플랫폼 규제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이미 유럽연합의 디지털 규제에 반발하며 보복 조치를 예고한 바 있어 비슷한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한미 통상 협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미국이 디지털 규제를 명분으로 한국에 더 많은 양보를 요구할 수 있다는 겁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미국 정부가 '표현의 자유 훼손'을 우려의 근거로 내세우고 있으나, 실상은 현지 기업과 로비스트의 요구를 수용한 결과라는 해석도 나옵니다.
[앵커]
미국의 반발에 대해 청와대는 어떤 입장을 보였나요?
발언하는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연합뉴스[기자]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오늘 기자간담회에서 관련 질문이 나오자 "미국과는 법안 성안 과정에서 이미 의견을 교환했고,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대화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한미 간 오고간 의견들이 법안에 반영된 점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미국 입장에서는 반영된 부분이 충분하지 않다고 볼 수 있다"며 "우리 입장을 잘 설명하고, 계속해서 대화를 이어가겠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외교부도 입장을 내놨죠?
[기자]
네 외교부는 어제 "해당 법안은 디지털 환경 변화에 따른 사회적 폐해에 대응하고, 이용자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취지로 추진된 것"이라며 "특정 국가나 기업을 겨냥한 법안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법안이 마련된 취지를 고려해 미국 측과 필요한 소통을 해나가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앵커]
정치권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정치권에서는 여야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논란이 법안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됐다고 보며 '로우키' 대응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해당 법안은 허위·조작 정보 피해자에 대한 민사적 구제 수단을 제공하는 것으로, 정부의 규제 권한을 확대하는 법이 아니라는 겁니다.
이번 법안을 대표발의한 민주당 소속 최민희 과방위원장 측은 논란에 대해 "여러 생각은 있지만 언론에 말씀드리기 너무 조심스럽다"며 입장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윤창원 기자반면, 국민의힘은 "이재명 정부의 외교 대참사"라며 공세에 나섰습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미국 국무부가 한국의 국내 입법에 대해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향후 한미 간 심각한 외교·통상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인서트: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
"지금이라도 위법적인, 위헌적인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원복(원상복구)해야 한다"
[앵커]
정부는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려고 하고 있나요?
[기자]
정부는 법 시행 전까지 미국과의 소통을 강화하며 오해를 불식시키겠다는 방침입니다.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은 6개월 뒤 시행됩니다.
[앵커]
이번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한미 관계에 미칠 영향, 계속 주목해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정치부 허지원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