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일으킨 쿠팡에 대한 국회 연석 청문회가 이틀째 열리고 있습니다.
쿠팡 해롤드 로저스 임시 대표의 무성의한 답변 태도가 여전히 도마 위에 오른 가운데, 국정원의 자체조사 지시와 관련한 진실공방도 이어졌습니다.
[산업부 출입하는 정석호 기자와 자세한 대화 나눠보겠습니다]
[앵커] 지금 국회에서 쿠팡 연석 청문회가 진행 중인거죠? 분위기가 좀 어떻습니까?
[기자] 어제와 마찬가지로 의원들과 로저스 임시 대표의 신경전으로 과열됐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로저스 대표의 태도가 오만방자하고 안하무인이라며 차라리 한국에서 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정부가 쿠팡에게 자체 조사를 지시했다는 주장을 두고도 위증 논란도 이어졌습니다. 이에 로저스 대표는 시작부터 통역 문제를 지적하고 나섰는데요. 위증이 아니라 자신의 답변이 제대로 통역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주장입니다.
[앵커] 어제도 동시통역기 착용을 두고 설전이 벌어졌는데 도돌이표네요. 로저스 대표는 어제보다 침착한 모습입니까?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열린 쿠팡 침해사고 및 개인정보 유출, 불공정 거래, 노동환경 실태 파악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청문회에서 해롤드 로저스 쿠팡 대표이사가 의원 질의에 답변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기자] 의원 질의에 'enough', 즉 충분하다고 소리치며 책상을 두드리던 어제보다는 차분했지만, 강하게 불만을 표하는 태도는 여전했습니다. 민주당 정일영 의원이 김범석 쿠팡Inc 의장의 의사결정 참여와 관련해 질문하자, 로저스 대표가 날서게 반응했는데요. 이 과정에서 서로 고성이 오가기도 했습니다. 한번 들어보시죠
[인서트 : 로저스 대표]
"이게 웃기십니까. 제가 왜 이렇게 대우받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만하세요 스톱)"
[앵커] 로저스 대표가 의원들에게 쿠팡 배송을 함께 하자고 제의했다는데 이건 무슨 맥락에서 나온 발언인가요?
[기자] 민주당 염태영 의원이 택배 노동자 과로 문제를 지적하면서, 야간 물류센터에서 직접 일을 해보자고 제의했는데요. 로저스 대표가 자신은 몇번 했다며 돌연 의원의 동참을 제안한 겁니다. 로저스 대표의 말 들어보시죠.
[인서트 : 로저스 대표]
(적어도 하루 정도는 물류센터에서 일하시길 바랍니다) 함께 배송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몇번 경험이 있습니다. 의원님도 함께해주시길 바라겠습니다
[앵커] 뜬금없는 발언이 나왔군요. 쿠팡의 자체조사를 둘러싼 위증 논란은 어떻게 진행됐나요?
[기자] 여전히 팽팽했습니다. 어제 국가정보원이 쿠팡에 조사를 지시한 적 없다고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쿠팡 측은 지시를 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유출자 진술 청취와 기기 회수까지 국정원이 지시했다고 주장했는데요. 최민희 과방위원장과 쿠팡 이재걸 부사장의 관련 질답 들어보시죠.
윤창원 기자[인서트 : 최민희 과방위원장]
했습니까. 안했습니까. (국정원에서는 항상 애매하게 말씀을 주시기 때문에 저희는 그렇게 이해했습니다) 이해했다가 아니라 했다 안했다 답하세요. (했습니다. 저희는 그렇게 이해하고 있습니다)
로저스 대표도 거들고 나섰습니다. 의원들이 쿠팡 측의 위증을 지적하자, 로저스 대표는 "왜 쿠팡과 한국 정부가 협력한 성과에 대해서는 이야기 하지 않냐"고 따진 겁니다. 심지어 좋은 성공 사례인데 왜 정부가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냐고 압박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진실공방으로 빠졌군요.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 것 같은데 민주당의 대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우선 오늘 오후 국정조사 요구서를 국회 의안과에 제출했습니다. 김범석 의장 불참으로 청문회가 맹탕이라는 지적이 이어지자 더 센 카드를 꺼낸 셈입니다. 김 의장이 국정조사 증인 출석을 거부할 경우 동행명령장이 발부될 수 있고, 이마저도 거부하면 고발도 가능합니다.
또 청문회 말미에는 로저스 대표가 국정원이 조사를 지시했다는 발언에 대한 위증 혐의 고발도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경찰청은 로저스 대표에 대한 출국금지를 검토하겠다고도 밝혔습니다.
[앵커] 그런데 청문회가 열리는 가운데 쿠팡이 미국에는 자체조사 결과를 공시했다고요?
[기자] 네 쿠팡이 논란이 있었던 자체조사 결과를 미 증권거래위원회에 공시했습니다. 그러면서 유출자가 3000건의 데이터만 저장했고 이는 제3자에게 공유되지 않았다고 단언했습니다. 정부 조사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미국 주주들에게 피해를 최소화한 입장을 알린 겁니다. 쿠팡 본사의 주가 하락을 막고 공시 지연에 따른 집단소송 등을 방어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되는데요. 쿠팡이 한국 소비자를 무시한다는 비판이 산적한 상황에서, 결국 쿠팡의 진실성을 의심할 수 밖에 없는 대목입니다.
[앵커] 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