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제공된 대전 모 초등학교 급식. 해당 학교 누리집대전 급식 조리원 파업이 장기간 이어짐에 따라 학생들에게 제공되는 대체식이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청이 닷새 이상 파업이 이어진 학교를 대상으로 급식 단가를 인상했지만, 학부모들의 불만은 여전하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대전지부(학비노조) 소속 조리원의 무기한 파업으로 대체식을 제공 중인 대전 모 초등학교의 최근 급식을 살펴보면 지난달 29일 기존 식판에 카스테라빵과 구운계란, 요구르트, 바나나가 올라왔다. 이마저도 바나나는 한 개가 통으로 제공되지 않았다.
전날인 28일에는 기성품인 치킨마요컵밥이, 다음 날인 30일에도 역시 같은 기성품인 참치마요컵밥만이 덩그러니 올라왔다. 국이나 다른 반찬은 찾을 수가 없었다.
31일부터는 그나마 나은 반찬이 들어간 도시락이 제공됐지만, 학생들이 기성품으로 식사를 대체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이 학교는 유치원을 포함해 650명이 넘는 인원이 급식을 먹고 있다.
학교운영위원회에서는 "현재 도시락 급식의 양이 적고 반찬이 부족하다는 학부모 의견이 많다"며 "학부모로서 아이들이 급식을 제대로 먹지 못하고 학교와 학부모가 큰 스트레스를 받고 있어 매우 안타깝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외부 도시락 업체에 반찬 양과 간 조절을 요청했으나, 위생 및 운반 문제로 조정이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는 의견과 "반찬 칸이 작아 양을 늘리기 힘들고 장기간 이동 시 음식의 품질이 떨어지는 한계도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학부모 차원에서 급식을 재개하자"는 의견도 나왔지만, "자체 채용이나 대체 인력 투입은 법 위반 사항이라 안 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또 다른 학교의 대체식. 해당 학교 누리집역시 조리원 파업으로 대체식을 제공 중인 또 다른 초등학교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지난달 15일 급식으로 돈육주먹밥과 햄채소빵, 구운계란, 딸기우유가 올라왔다. 17일 대체식에는 옥수수빵과 초코우유, 구운계란이 전부였다.
이 학교 역시 기성품으로 학생들의 급식을 대신하고 있었다.
대전교육청은 기존 3천 원대이던 급식 단가를 1만 2천 원으로 인상한 상태다.
교육청과 학비노조는 조리원들과 직종별 교섭에 나섰으나 협상에 이르지 못했고 설동호 교육감은 지난달 22일 조리원 파업 문제를 논의하는 간담회를 열었지만, 진척은 없었다. 파업이 해를 넘겨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이와 별개로 노조 측은 다음 달 대전 지역 노조원 1천 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총파업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