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김건희씨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복수의 법관 출신 특검보를 추가로 임명했다. 특검보 6명 중 검사와 판사 출신이 각각 3명이 됐다. 현재 진행 중인 수사는 다음 달 28일을 기한으로 마무리하는 한편, 재판에 넘긴 주요 피고인들의 재판 공소유지에도 무게추를 옮겨 운용의 묘를 살리겠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건희 특검은 최근 박노수(사법연수원 31기) 특검보와 김경호(22기) 특검보를 추가 영입했다. 이들은 모두 약 20년간 법복을 입은 판사 출신이다.
박 신임 특검보는 서울지법 판사로 임관해 전주지법 남원지원장, 법원행정처 지원총괄심의관,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등을 거쳤다. 김 특검보도 서울지법 판사, 서울고법 판사, 대법원 재판연구원, 서울가정법원 부장판사 등을 지냈다.
특검은 새로운 특검보 영입으로 문홍주(31기)·김형근(29기)·박상진(29기)·오정희(30기) 특검보까지 6명의 특검보 체제를 갖추게 됐으며 문 특검보를 포함해 판사 출신 3명, 검사 출신 3명으로 균형을 맞췄다.
특검은 지난 7월 출범 당시엔 수장인 민중기 특별검사가 법관 출신임을 고려해 특검보 4명 중 3명을 수사 경험이 있는 검사 출신으로 팀을 꾸렸다. 16개 이르는 방대한 의혹에 대해 정확하면서도 속도감 있는 수사를 진행하기 위한 포석이었다. 이들은 김건희씨를 포함해 한학자 통일교 총재,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등 주요 피의자 신병을 확보해 법정에 세우는 등 성과를 거뒀다.
법조계에선 이번 판사 출신 특검보 영입을 두고, 향후 본격화할 공소 유지 업무 강화에 방점이 찍힌 인사로 해석한다. 사실상 특검 수사가 7부 능선을 넘은 지금, 기존 혐의를 다지고 진행 중인 재판 공소 유지 업무에 보다 힘을 싣는 식으로 특검 운영 기조가 점차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특검은 △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 △금거북이 매관매직 의혹 △코바나컨텐츠 뇌물 협찬 의혹 등 남은 수사를 2차 수사 연장 기한인 내달 28일까지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수사에 매진하고 있다. 만약 남은 수사를 모두 끝내지 못할 경우 수사기간을 한 차례 더 연장을 결정할 수도 있다.
특검은 향후 검찰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연루된 김건희씨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내리는 등 수사 당시 일부 사건을 불기소 처분한 것의 적정성도 따질 전망이다. 당시 사건 은폐나 지연, 증거인멸 등 부실 수사 정황이 있었는지 따져보겠다는 취지다. 특검은 검찰 출신을 배제한 변호사 위주 수사팀을 꾸리고 당시 수사 기록 검토 작업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윤석열 전 대통령이나 용산 대통령실의 검찰 수사 방해 의혹 실체도 파악할 방침이다.
조직 재편과 검찰에 대한 수사 개시 등은 최근 불거진 민 특검의 비상장 주식 거래 논란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주식 논란에 더해 피의자 조사를 받았던 양평군 소속 공무원이 '강압 수사'를 주장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악재를 맞은 특검팀이 새로운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인적 개편과 새로운 수사 물꼬를 트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특검 관계자는 "새로 임명된 특검보들이 수사 및 공소 유지 뿐 아니라 수사과정에서의 인권보호 및 구속영장 청구와 기소시 수사의 적정성 점검하는 역할도 담당할 예정"이라고 밝혔다.